[기자수첩] CIO와 조직문화

[기자수첩] CIO와 조직문화

김승호 기자
2003.04.25 09:19

[기자수첩] CIO와 조직문화

송갑조 부행장이 하나은행을 떠남으로써 국내 은행이 구조조정기를 거치면서 경쟁적으로 영입했던 해외 출신 CIO는 제일은행의 현재명씨만 남게 됐다.

 

대형 은행들은 은행 업무와 IT 지식을 겸비한 우수한 인재를 헤드헌트를 통해 수배했고 이들 중 일부를 전문 CIO로 영입했다.

 

하지만 해외에서 CIO를 모셔왔던 우리은행(구 한빛은행), 하나은행, 산업은행, 서울은행(하나은행과 합병전) 등은 모두 해외 출신 CIO를 내보내고 자행 출신의 전문가나 국내에서 CIO를 찾고 말았다. 그 결과 현재명 CIO만이 명맥을 유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참혹한 결과는 어디에서 만들어진 걸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조직문화가 달랐다는 점과 수평적 관계가 유지돼야할 C레벨(경영진)에서의 문화 형성 실패이다. 현재명 CIO가 몸을 담고 있는 제일은행만이 이같은 문제에서 자유로울 뿐, 어떤 은행도 이 문화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고 수억원의 연봉만 날리게 된 것이다.

 

물론 은행들은 이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로 인해 변화된 IT조직 문화와 시스템 개발 및 의사교환 프로세스의 개선 등 계량화할 수 없는 여러 이점이 있었다고 말할 것이다. 또한 거시적 측면에서 IT를 조망하고 비즈니스 마인드에서 IT프로젝트를 선별할 수 있는 관점은 분명 이들의 역할에서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은행들이 해외에서 CIO를 도입했을 때의 초심에서 바라본다면 분명 실패한 모델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다.

 

결국 외부에서의 인력 수혈은 이를 받아들일 수 있는 조직문화가 우선돼야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꼴이다. 그런 까닭에 올 초부터 CIO를 찾고 있는 국민은행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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