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카드사, 문제는 대주주"

[기자수첩] "카드사, 문제는 대주주"

서명훈 기자
2003.05.01 13:01

[기자수첩] "카드사, 문제는 대주주"

정부의 강력한 대책과 금융권의 지원에 힘입어 카드채 문제는 일단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하지만 여전히 금융권에서는 카드채 문제를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란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대책의 구체적인 내용이 6월까지로 한정돼 있는 데다 사태촉발의 주원인인 연체율이나 실적이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직접적인 이유 외에도 '대주주 문제'가 신뢰 회복을 지연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국민카드의 경우 아직 대주주인 국민은행이 명확한 방침을 확정짓지 않아 유상증자 일정도 잡지 못하고 있다. 은행 카드사업부와의 합병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맞물려 있어 쉽게 결정 내릴 수 없다고 하겠지만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다.

 

외환카드는 대주주인 외환은행이 임명한 신임 부사장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다. 직원들은 외환은행에 고액연봉을 지급하면서까지 영입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특히 외환카드 노조는 납득할 만한 설명이 없을 경우 오는 2일 총파업을 감행한다는 입장이어서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

 

LG카드는 유상증자를 앞두고 대주주들이 지분을 팔아 문제가 됐다. 계열 분리에 따른 지분 정리라는 꼬리표가 붙었지만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할 의사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낳기에 충분했다. 대주주가 유상증자에 참여하고 실권주를 LG투자증권이 인수하기로 해 불안감은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주가는 이미 떨어진 다음이었다.

 

시장은 누구보다도 카드사들의 이런 사정을 잘 알고 있고, '믿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결국 시장의 믿음을 회복하는데 일조해야 할 대주주들이 오히려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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