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투자의 세계에 NG는 없다"
공자께선 지혜를 얻는 데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했다. 사색, 모방, 경험이 바로 그 세가지다.
공자께선 세번째인 경험을 통한 방법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 경험에서 지혜를 얻기까진 많은 실패와 그에 따른 고통이라는 쓰디 쓴 대가가 따르기 때문일 터.
주식투자가 어려운 이유도 그래서다. 지혜로운 고수가 되기까진 실제 많은 실패의 경험들이 바탕에 깔리기 마련이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얻을 방법이란 과연 없는걸까.

이 책'투자의 세계에 NG는 없다'는 주식시장의 본질적인 메커니즘에 대해 얘기해준다. 하루하루 변하는 숫자나 현상이 아닌, 나름대로의 질서와 많은 이들의 땀과 눈물에 관한 내용이다.
책에는 주식시장이 어떤 곳이고 어떤 원리에 따라 움직이는 지, 거기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지에 대한 '그림'이 그려져 있다. 그 큰 밑그림에는 '투자의 지혜'가 함뿍 묻어 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얻을수 있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가 말이다.
저자 김준형은 기자다. 한국일보에서 경제부 사회부 국제부 기자와 뉴욕특파원을 지냈다. 1997년부터 쭉 증권분야를 맡아 취재하고 있다. 1999년 머니투데이로 옮겨 현재 증권전문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기자만이 전할수 있는 한국 주식시장의 살아 꿈틀거리는 현장 이야기를 하고있다. 그래서 책에는 아무도 말해주지 않고, 하루아침에 알 수도 없는 이야기들이 들어가 있다.
증권전문기자인 저자의 폭넓은 경제지식과 깊이있는 취재가 이 책의 바탕이 됐다. '반도체와 국회의원의 공통점은?', '"포철주 패고, 화학주 땡겨!"의 사연은?', '노무현 대통령과 평 애널리스트가 토론한다면?' '박승 한국은행 총재가 주식투자에 실패한 이유는?' 등등. 소제목에서 바로 느껴지는 재치있는 비유와 패러디, 명료한 해설, 넘치는 기지와 익살까지 덤으로 온다.
딱딱하다는 기존 주식 관련서적에 대한 선입관을 깨뜨리기에 충분하다. 단 유념할 것이 있다. 책에는 "얼마로 얼마를 벌었다"는 식의 과장된 희망이나 "이렇게 하면 성공한다"는 식의 실효성없는 테크닉은 실려 있지 않다.
이 책은 저자가 증권기자로서 보고 배운 과정을 적은 견문록이자, 일종의 다큐멘터리이기도 하다. 때문에 다른 어떤 증권 관련 책보다 많은 실존인물이 실명으로 등장한다. 이는 저널리스트의 기본 직분에 충실한 것이자 읽는 이의 이해를 돕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독자들의 PICK!
이 책은 크게 여섯 부분으로 나뉜다. 먼저 1장에서는 주식시장을 움직이는 사람들은 누구이고, 그들이 만들어낸 궤적은 어떤 것들인지를 소개했다. 2장에서는 합리적인 투자와 비이성적인 투기를 가르는 경계는 존재하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또 3장에서는 증시에 대해 어디 가서 한 마디쯤 할 수 있으려면 알아두어야 할 이야기와 상식들을, 4장에서는 매일 시세표나 뉴스에서 접하는 종목들에 얽힌 사연들을 다뤘다. 5장에서는 애널리스트, 펀드 매니저, 브로커, 증권사 등 증권시장을 구성하는 여러 주체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이 이어지고, 마지막으로 세상의 축소판인 증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곁눈질이라도 해야만 하는 정치적 요인을 6장에서 다뤘다.
이 책에 실린 51편의 글은 저자가 2001년 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머니투데이에 연재해온 '김준형의 스톡 톡스'에서 추려낸 것들이다. 51편의 글마다 그 말미에는 '그 뒤로…'라는 형식으로, 또는 '짧은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독자들에게 보내는 메시지를 덧붙였다.
저자가 책을 엮으면서 새로 취재해서 보충한 '그 뒤로…'는 처음 글을 쓸 당시에는 남기지 못했던 일종의 '비하인드(behind)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또 '짧은 생각…'은 투자에 도움이 될만한 국내외 사건이나 사례를 담아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대신했다. 굿모닝북스 발행. 310쪽. 값 1만1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