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물류대란이 남긴 교훈

[CEO칼럼]물류대란이 남긴 교훈

곽영욱 대한통운 사장
2003.05.27 12:19

[CEO칼럼]물류대란이 남긴 교훈

최근 화물연대의 파업은 전국을 한동안 ‘물류대란’의 소용돌이에서 헤어나지 못하게 했다.

이 사건이 조기에 타결돼 겨우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지 않은 채 임시방편식의 합의 도출이라는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에 대란의 불씨는 아직도 남아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난 99년 화물차 운송사업의 시장 경쟁력 강화라는 명목으로 시장진입 장벽을 크게 완화했다. 이는 소규모 영세 운송업체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현재 우리나라 전체 운송업체의 97.3%가 화물차 5대 미만을 보유한 소규모 영세 운송업체일 정도로 국가 물류 경쟁력은 약화됐다.

 

또 물량과 화물차량의 증가추이를 보면 수요, 공급의 조화라는 기본적인 경제원칙에 부합하는 길로 가고 있다. 공급자의 과잉 출현으로 운송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출혈경쟁을 택하게 되고 이는 단가하락은 물론 지입제와 용차의 일반화로 이어지게 됐다.

 

100% 자사 차량을 운영하고 있는 운송업체는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한통운이 유일할 뿐 우리나라의 대부분 운송업체들은 경영개선의 이유로 운송의 기본 인프라인 차량까지 아웃소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세계적인 물류기업인 UPS나 FedEx 등이 자차 위주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과 비교해볼 때 우리나라 물류기업들의 사업구조 방식은 상당히 낙후돼 있는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사업구조상 국내 운송업체들이 이를 일시에 전환할 수 없는 만큼 운송업체, 화주, 개인차주 등이 상생의 길을 걸을 수 있는 대안 마련은 필수적이다.

 

최근들어 물류시장의 새로운 트랜드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3자물류’다. 이미 유럽, 미국 등 물류선진국에서는 보편화된 물류기법으로 각광을 받고 있고 도입율 또한 60~70%를 상회한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도입율은 한 자리수에 불과하다.

 

화주기업과 물류업체, 개인차주 등이 함께 상생하고 기존 고비용, 저효율 구조의 환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선진 물류기법인 3자물류의 도입이 최적의 수단이다. 화주기업은 자가 물류시설에 대한 투자비 절감 등 10~30%이상의 물류비 절감은 물론 사업의 핵심인 생산에만 모든 역량을 기울일 수 있어 최적의 경영활동을 기대할 수 있다.물류업체 또한 안정된 물량 확보가 가능해 장비, 차량 등 인프라 확충에 대한 투자 리스크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3자물류의 도입은 국가적 차원에서 기업 경쟁력 강화와 전문 물류업체 육성이라는 상생의 경영을 가능케하고 개인차주들은 일정수입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지난 번과 같은 ‘물류대란’의 악순환 고리를 끊을 수 있게 된다.

정부에서도 3자물류를 도입한 기업에 대해 세제혜택 등 다양한 메리트를 주는 지원사격을 병행해야 할 것이다. 화주기업은 저단가를 제시하는 물류업체보다 물류인프라와 노하우 등 토털 물류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보다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기업의 기본 목적은 이윤추구에 있다. 그러나 이에 못지 않게 부각되고 있는 것이 사회적 책임이다. 이제 기업은 한 국가와 사회를 구성하는 구성요소로서,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살아갈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한 때다.

 

특정 기업이 한 국가의 상당한 이익을 점유하는 것도 기업으로서 중요하다고 할 수 있지만 이와함께 그 과정에 동참하고 있는 협력업체들도 매우 중요할 것이다. 혼자만의 성공이 아닌 함께 잘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진정 국가를 위하고 우리나라 물류를 위하는 상생의 정신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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