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지금은 2등이지만...
기자는 고달픈 직업중 하나입니다. 사무직이 아니라 `노동직 근로자'라는 우스갯 말이 틀린 말도 아닙니다. 게다가 출범한지 2년이 갓 넘은 머니투데이에서 취재활동을 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이름이 제대로 안 알려져 아직도 헷갈려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머니투데이 최명용 기자입니다”고 소개를 하면 “모니터링이요? 거기가 뭐하는 뎁니까?”란 엉뚱한 질문이 다시 날아와 회사의 연혁부터 일장연설을 해야 합니다. 또 ‘모닝투데이’로 알아듣는 사람들도 많아 한숨반 웃음반을 지며 취재를 합니다. 챔피언을 꿈꾸는 도전자의 설움이겠지요.
최근 대한생명이 눈에 확 들어오는 광고를 하고 있더군요. 스포츠 경기의 일부를 보여주면서 “지금은 2등이다. 그러나...모어(more)!”란 메시지를 전달하는 광고입니다. 강렬한 비트의 배경 음악에 ‘이게 무슨 광고지?’하는 관심을 쏟게 만듭니다. 게다가 광고 주체가 대한생명이란 건 광고 마지막 부분에 홈페이지만 살짝 실어 유심히 광고를 보게 만들더군요.
대한생명은 생명보험업계에서 2위 회사입니다. 대한생명은 지난달말 4조7935억원의 수입보험료를 기록했으며 자산규모도 29조969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당기순익은 2002 회계년도에 9595억원을 기록해 삼성생명에 버금가는 순익을 올렸습니다. 2위 자리를 확고히 한 대목입니다.
모어 시리즈는 조만간 2위자리를 넘어 새로운 자리매김을 하겠다는 의지로 보입니다. 또 2등짜리 회사인만큼 1위 업체보다 더 좋은 서비스와 경쟁력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지인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대한생명호에서 최근 잡음이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노사간 임금협상이 결렬돼 ‘총파업 불사’란 극단적 발언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노동계의 목소리가 한층 커진 탓도 있겠지만 그동안 공적자금 투입 금융기관이란 오명 탓에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한 직원들의불만이 서서히 나오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생명이 2위자리를 넘어 한단계 도약하는 데는 경영진과 노조, 계약자까지 3박자가 제대로 맞아야 합니다. 2위의 설움을 이겨내는 데는 더 큰 아픔과 쓰라림이 필요할 지도 모릅니다. 노조와 경영진의 슬기로운 대처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