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지방분권과 지역금융

[CEO칼럼] 지방분권과 지역금융

심훈 부산은행장
2003.06.27 12:21

[CEO칼럼] 지방분권과 지역금융

새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로 지방분권과 국가균형 발전이 심도있게 추진되고 있다. 그 동안 우리나라는 중앙정부 주도의 압축 성장 전략을 통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경이로운 경제발전을 이룩했으나, 이 과정에서 한편으로 경제·사회 등 각 부문에 걸쳐 수도권 집중이라는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 정부는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추진해 국가의 균형적인 발전을 도모한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중앙의 기능과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하기 위해 관련 법률의 제정을 추진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정부의 지방분권정책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지역경제의 내실있는 발전이 필수조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의 회생을 위해서는 지방의 산업과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실물부문의 성장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지역금융의 활성화가 중요한 과제가 된다.

 

지역금융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선 해당지역을 주된 영업기반으로 하는 토착 금융기관인 지방은행의 역할과 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크다 하겠다.

 

지방은행은 설립목적인 「지역자본의 집대성에 의한 지역사회의 개발」에 충실하기 위해 지역내 가계자금을 산업자금화해 지역에 소재한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역의 공공기관과 협조하여 지역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등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은행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역내에서 순환되도록 하는 지역금융 기능의 정상화에 지방은행이 중심적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자치단체의 금고업무를 비롯해 지역 소재 법원의 공탁금과 보관금, 각종 연기금 등 지역에서 조성된 각종 공공자금을 해당지역에 본점을 둔 지방은행에 예치토록 하여 자금의 역외유출을 방지하는 동시에, 지역의 개발과 지역소재 중소기업의 지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지역자금의 지역내 환류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일본의 경우에도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이 해당 금고업무를 지방은행이 담당케 함으로써 지역에서 조성된 자금이 지역경제활성화를 위해 활용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

 

다음으로 지방은행은 중소기업지원 전담은행으로 자리 매김하여 해당 지역과 함께 성장,발전해 나가야한다.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은 직접금융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거나 또는 전국은행 등과의 거래를 통해 금융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반면, 지방에 소재한 중소기업들은 담보력 부족과 불충분한 신용정보로 인해 자금조달 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은 지역내 기업들의 신용이나 장래성, 업주의 기업가 정신 등 기업의 중요한 비재무정보를 가장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또한 지역경제와 운명을 같이 하는 공동체적인 입장에서 지역경제발전과 지역사회공헌을 위한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통해 지역과 은행이 같이 발전하는 윈-윈 전략을 구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에서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방은행의 기능을 재인식해 현재 미국에서 시행중인 CRA(지역재투자법) 제도의 도입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는, 은행에 ‘지방의 중소기업과 저소득계층의 대출수요를 충족시켜줄 책임’을 부여하는 등 지역에 공헌하도록 하고 그 정도를 감독기관에서 평가하는 제도로서 이를 통해 지역경제 발전과 주민 복지향상에 지방은행이 더욱 큰 역할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의 당위성에 대해서는 이미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이제는 이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하여 지혜를 모으고, 더욱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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