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국민은행이 해외로 간 까닭

[현장클릭]국민은행이 해외로 간 까닭

김진형 기자
2003.07.10 18:42

[현장클릭]국민은행이 해외로 간 까닭

결국 해외로 나가기로 했습니다.국민은행하이브리드 채권(신종자본증권) 말입니다. 지난해 해외에서 발행을 추진했지만 금리가 맞지 않아 국내 발행으로 전환했다가 다시 해외발행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국민은행은 지난달 26일부터 3000억원 규모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발행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발행금리가 6%로 낮아(?) 1000억원 정도 파는 데 그쳤습니다. 국민은행이 이처럼 고전한 이유는 국민은행에 앞서 하이브리드를 발행한 외환은행과 조흥은행의 영향이 컸기 때문이라는 지적입니다. 외환은행이 8.5%, 조흥은행이 7.8%로 국민은행에 비해 높은 금리를 내걸었고 두 은행은 목표했던 2500억원과 3000억원을 순식간에 팔아 치웠습니다.

이러다 보니 시장의 기대금리 수준이 한껏 높아져 국민은행이 내놓은 6%는 시장의 관심을 끌지 못한 것이지요. 6%도 정기예금 금리보다도 1.5%포인트 정도 높은 이른바 고금리인데도 말입니다. 게다가 국민은행의 하이브리드가 외환이나 조흥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상품인 것은 분명합니다. 하이브리드 채권은 표면상 확정금리이지만 은행이 적자를 기록할 경우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고위험 투자상품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금리 추세가 지속되고 400조원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금리 1% 차이를 쫓아 움직이면서 신용등급이 국민은행보다 낮은 외환과 조흥은행은 자본조달에 성공한 반면 국민은행은 실패한 것입니다. 결국 금리의 우위가 신용등급의 차이를 눌러 버린 셈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국민은행이 하이브리드 채권의 국내발행 허용을 강력하게 추진했다는 점입니다. 국민은행은 국내 채권시장의 활성화, 고수익 투자상품, 은행권의 자본비율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점 등을 들어 금융감독 당국을 설득했습니다. 결국 금감원이 하이브리드 채권의 국내 발행을 허용했지만 정작 국민은행은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외환과 조흥은행은 BIS비율을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남좋은 일만 한 셈이죠.

따라서 결국 국민은행은 5억달러, 우리 돈으로 약 6000억원 정도의 하이브리드를 해외에서 발행키로 했습니다. 다행히 금리가 국내에서와 같은 6%로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신용평가 비용, 해외로드쇼 등을 감안하면 조달비용은 국내 발행보다 높아지게 됩니다. 특히 매년 이자로 3000만 달러 이상이 해외로 유출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됩니다.

국내 최대 은행이자 최고 신용등급을 받고 있는 국민은행이 국내에서는 자본조달을 할 수 없는 아이러니한 현실입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진형 금융부장

안녕하세요. 금융부 김진형 금융부장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