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이름 좀 바꿔주세요"
'Are you mutual company(당신 회사는 상호회사 입니까)'
최근 외국 금융기관과 제휴를 추진하던 한 상호저축은행 임원은 이런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합니다. 이 질문에 담긴 뜻은 왜 상호회사가 외국 금융기관과 제휴를 추진하려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겁니다.
외국인의 시각에서 본다면 상호회사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서로 돕기 위한 목적으로 만든 회사인데 외부와 제휴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다는 거지요. 하지만 국내 상호저축은행은 모두가 주인이 있는 주식회사이고 심지어는 거래소나 코스닥에 상장 또는 등록되어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점에서 이름만 듣고도 무슨 회사인지를 알려줘야 할 명칭이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키는 셈이죠. 이 때문에 저축은행 업계에서는 정부당국에 정식 명칭을 '상호저축은행'이 아닌 '저축은행'으로 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습니다.
제휴를 추진하고 있는 저축은행 임원은 "선진 금융기법도 배우고 벤치마킹을 통해 수익원도 개발하기 위해 제휴를 추진하고 있지만 제휴는 고사하고 회사의 성격을 이해시키는 데만 한달 넘게 걸리고 있다"며 울상을 짓더군요.
지난해 3월 상호신용금고에서 저축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될 때 '상호'를 계속 붙이느냐 마느냐를 놓고 논란이 됐습니다. 저축은행은 상호회사도 아닌데 상호를 붙이는 건 논리상 맞지 않다고 주장한 반면 은행과 감독당국은 자칫 이용자들이 일반 은행과 혼동할 우려가 있다고 해서 명칭에 '상호'를 반드시 붙이도록 했습니다.
상호가 붙게 된 기원을 살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저축은행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 상호신용금고라는 명칭은 일본의 상호은행과 신용금고를 합성해서 만든 것이란 게 업계의 정설입니다. 상호은행은 지금은 제2지방은행으로 명칭이 변경됐으며, 우리나라의 저축은행과 흡사합니다. 신용금고는 우리나라의 신용협동조합과 유사한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를 모델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물론 양쪽의 말이 어느 정도 설득력을 갖고 있습니다. 하지만 ○○은행과 ○○저축은행을 혼동할 사람이 많다는 건 쉽게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또 은행과 저축은행을 구별하기 위해 회사 성격을 오인하게 만드는 '상호'를 계속 붙여야 한다는 건 다소 이해하기 힘듭니다. 단순한 구별을 위해서라면 다른 방법을 찾아보면 얼마든지 있을 테니 말입니다. 예를 들어 저축은행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은행과저축은행의 차이점을 설명하도록 하는 것과 같은 방법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