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 자료공개에 30시간 걸린 사연

[현장클릭] 자료공개에 30시간 걸린 사연

김성희 기자
2003.07.23 14:54

[현장클릭] 자료공개에 30시간 걸린 사연

지난 21일 오전 11시경 금융감독원이 생명보험사 상장과 관련, 보험업계의 의견을 받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는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생명보험협회에 전화를 했습니다. 어떤 의견을 낼 것이냐고 물었지요. 민감한 사안인 만큼 쉽사리 입을 열지 않더군요. 아직 제출할 자료가 완성되지 않았다, 윗분들에게 결제를 받지 못했다 등의 말을 하더군요.

 

결국 이해 당사자에서 비껴난 생보협회를 대상으로 집중적으로 물고 늘어졌지요. 어차피 생보사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체이니 협회쪽에서 얘기를 해줘야겠다구요. 그러나 돌아오는 답변은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의견을 취합해야 하니 당장 뭐라고 얘기할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시민단체인 참여연대와 경실련이 자료를 전면 공개한 것과 대조적이었지요. 이후 여러 번의 부탁에도 생보협회는 요지부동 그 자체였습니다. 삼성생명에서 기존의 입장을 정리해 보내준 자료를 기초로 기사는 작성을 했지만 기분이 씁쓸했습니다.

 

기사 마감 후 금감원에 제출한 원문을 보내줄 것을 다시 요청했습니다. 늦게라도 지면에 반영하고 마감시간을 넘기면 온라인에라도 기사를 올려야 겠다는 생각에서 였지요.

 

특히 시민단체 의견 못지않게 생보업계의 주장도 다뤄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거듭 요청을 했지만 이번에는 배찬병 생보협회장의 승낙이필요하다고 발을 빼더군요. 결국 기자는 21일 생보협회로부터 의견서 전문을 입수하는 데 실패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인 22일 오전까지도 생보협회는 금감원에 제출한 의견서를 언론에 공개할 것인지 말 것인지를 결정하지 못하더군요. 기자들의 자료 요청이 그래도 계속되자 생보협회는 22일 오후 4시가 넘어서야 자료를 공개했습니다.

 

생보협회가 자료를 공개하는 데는 꼬박 30여시간이 걸렸습니다. 생보사 상장안을 놓고 시민 소비자단체, 금융당국 등과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료 공개에만 30여시간이 걸리는 생보협회가 과연 제대로 업계의 이해관계와 입장을 대변할 수 있을 지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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