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 '펀더멘털'에 눈길

[내일의전략] '펀더멘털'에 눈길

문병선 기자
2003.07.28 18:55

[내일의전략] '펀더멘털'에 눈길

헤지펀드의 제왕 조지 소로스가 악평을 듣기도 하는 이유는 "금융시장이 펀더멘털의 반영"이라는 고정경제학의 이론을 가장 싫어하기 때문이다. 시장이 펀더멘털을 좌우하기도 한다는 그의 주장은 '균형'과 멀고 '투기'와 가깝다는 게 경제학계의 반응이다.

굵직한 경기지표 발표를 앞두고 투자자들의 눈이 펀더멘털로 모아지는 것을 보면 최근 증시는 '소로스 식'이기 보다 '경제학계'에 가깝다. 성장률과 실업률 등 경제의 기본 조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주가 상승은 거품일 뿐이다.

그렇지만 물 속에 비친 태양이 흔들려 보이듯, 술 취한 취객처럼 비틀거리는 주식 시장도 사실 '균형'보다는 '불균형'의 미래를 보여주는 경우가 더 많다. 경제지표를 '디딤돌'로 받아들일 지, '장애물'로 판단할 지는 투자자들의 시각에 달려있다.

#28일시장요약..장애물이었던 프로그램 매매가 디딤돌로 작용하며 종합주가지수가 전고점(724.53) 부근에 육박했고 코스닥지수는 5일선(49.19)을 회복했다. 실물경제의 성적표 발표를 앞두고 산뜻한 출발이라는 평. 28일 종합주가지수는 12.71포인트(1.80%) 오른 717.80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37포인트(2.80%) 급등한 50.38을 나타냈다.

프로그램은 차익 +1285억원, 비차익 -69억원 등 1216억원 매수 우위다. 시장 베이시스가 0.54로 크게 확대되면서 추가 프로그램 매수까지 가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상승 종목 수는 두 시장 합해 1089개이고 하락 종목 수는 458개로 체감 지수도 지수 상승을 따라갔다.

개인 투자자들은 그러나 두 시장에서 각각 1116억원, 354억원 어치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열중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외인은 각각 395억원, 51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거래소 시장에서는 678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 한 반면 코스닥 시장에서는 87억원 어치를 순매도했다.

흐름을 상승으로 이끈 것은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경기 지표이다. 내구재 주문이 급증했다는 소식에 다우지수는 1.89%, 나스닥지수는 1.72% 급등했다. CSFB의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깅은 하반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지표라고 평했다. 이날 나스닥 지수선물 가격도 플러스권을 유지해 지수 오름세를 견인했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삼성전자가 2% 올라 41만8000원을 기록했고, SKT는 5% 올라 20만원대를 회복했다. 옐로우칩군인 LG전자가 6% 올랐고, 삼성SDI도 4% 상승했다. 신한지주와 우리금융만이 약세 및 약보합세였다.

투자심리가 회복되면서 증시는 섬유의복을 제외하고 일제히 상승했다. 통신 건설 기계 전기전자 증권 보험 등이 3% 내외 올라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인터넷 4인방의 강세로 인터넷 업종 지수가 10.73% 급등했고 디지털콘텐츠(7.41%) 소프트웨어(4.17%) 반도체(3.90%) 등도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반면 인테크 팬텀이 연일 약세를 보임에 따라 기타제조는 1.50% 하락했다.

시가총액상위 10종목중에서 KTF, 강원랜드 등이 고르게 상승했으며 하나로통신만이 2.01% 하락했다.

한편 고객예탁금은 지난 25일 기준 전날보다 2997억원 감소한 9조9487억원으로 집계돼 2개월여만에 9조원대로 줄었다. 개인들의 실탄이 감소한다는 것으로 증시 수급에 '빨간불'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멘트..유병옥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운용 팀장은 "아직 긍정적이다. 90~95%의 주식편입 비율로 운용하고 있다. 문제는 경기에 달려 있다. 주가를 움직이는 것은 개별 기업이고 실적을 좋게 하는 것은 경기이다.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나아지고 있어 흐름은 괜찮다고 본다. 외인이 5조원 이상 주식을 매수한 것은 단기 차익을 노리고 들어온 게 아니라는 방증이다. 시장은 중기적으로 터닝했다. 전기전자 및 소재 관련주가 경기 회복시 투자하기 유리하다"고 말했다.

박성훈 우리증권 연구원은 "분기실적과 관련 이번주 미국에서는 S&P500 지수에 편입된 기업의 90개(18%)가 실적을 발표하지만 지난주 165개(33%)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적고 눈에 띄는 기업도 없다"며 "기업실적 발표는 점차 마무리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달리 이번주는 중요한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예정이고 여기에 시장의 관심이 높아질 듯하다"고 전망했다.

#내일(29일)포커스..우리나라의 6월 산업활동동향이 큰 관심이다. 전월비 개선이 점쳐지고 있다. 예상치를 상회할 경우 국내 경기가 바닥을 지났다는 공감대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민구 교보증권 "시장의 관심은 29일 발표될 6월중 산업활동 데이터에 있다"며 "경제 펀더멘털과 채권 수급상황의 변화 여부를 나타내는 지표로 채권수익률의 방향성을 결정할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는 이날(한국시간 28일 밤~29일 오전) 특별한 경기지표 발표가 예정돼 있지 않고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켈로그, 스프린트 등 일부 기업들이 실적을 발표한다.

-한·미 주요 경기지표 발표 일정

*29일(화):한국 6월 산업활동동향, 미국 7월 소비자신뢰지수

*30일(수):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베이지북

*31일(목):한국 7월 소비자물가, 미국 7월 시카고구매관리자지수, 미국 2분기 GDP 잠정치

*8월1일(금):한국 7월 수출입실적, 미국 7월 실업률, 미국 7월 ISM 제조업 지수, 미국 7월 미시건대 소비자 신뢰지수, 미국 6월 개인소득, 미국 6월 개인소비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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