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기관, 돌아오나"
주식 시장의 수요와 공급은 반드시 일치해야 한다. 사는 사람은 팔려는 상대방이 있어야 매매가 성립된다. 그렇지만 주식 가격은 수요공급 원칙에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호가가 오르기도, 투매가 조성되기도 한다.
기관과 외인이 이틀째 '쌍끌이' 매수를 벌이자 주가가 전고점(724) 부근에 육박했다. 외인만의 힘으로 724까지 오른 뒤 690까지 조정을 받았던 지난 국면과는 심리 면에서 완연히 다른 양상이다.
"돈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고객 환매에 응하려면 할 수 없이 주식을 팔아야 합니다". 사고 싶어도 돈이 없다던 한 펀드매니저의 푸념은 최근 바뀌고 있다. "환매는 진정돼 가고 있습니다. 주가는 더 빠질 것 같지 않습니다".
#하이라이트..투신권의 유동성 가뭄이 점차 해갈될 전망이다.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 설정액은 지난 25일 9조9305억원을 기록, 전주말 대비 121억원 증가했다. 주간으로는 6주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
한 펀드매니저는 "본격적으로 간접투자상품에 자금 유입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자금 유출은 진정세에 접어들었다고 봐야 한다"며 "투신권의 마케팅이 더욱 강화되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질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그는 "매수 여력이 확충되면 시중금리가 오르고 있어 채권보다 주식을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물 시장에서도 기관은 이틀째 순매수를 기록했다. 29일 증시에서 기관의 순매수 규모(664억원)는 프로그램 매수(362억원)를 빼더라도 약 300억원이 남는다.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일부 펀드에서 주식 매입이 이뤄졌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다른 펀드매니저는 "그동안 환매로 주식 편입 비중을 일괄적으로 하향조정했던 일부 펀드는 주식 확충 여력이 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통계적으로도 700을 넘어서면 기관의 입질이 시작됐다. 이동우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현재 증시가 수익증권 환매 물량이 감소하고 새로운 자금 유입이 본격화되기 전의 상황"이라며 "기관의 매도 물량은 앞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대신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기관은 2001년 후반 강세장 때 11월(-7455억원), 12월(-6128억원), 2002년 1월(-3422억원), 2월(9453억원) 등의 매매 패턴을 보였다. 외인은 반대로 11월(1조6252억원), 12월(3451억원), 1월(1283억원), 2월(-3288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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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는 2001년 11월 536~680, 12월 631~693, 2002년 1월 690~787, 2월 718~826 등이다. 이 연구원은 "테러 이후 상승장에서 기관 투자가들이 매수로 전환하기 이전 매도세가 마지막 출회됐던 시점은 2002년 1월 이었다"며 "2001년 12월 이후 매도 규모를 줄였던 기관 투자가는 다음해 2월 외인을 대신해 시장의 새로운 매수 주체로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4.53포인트(0.63%) 오른 722.33을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26포인트(0.51%) 하락한 50.12이다. 기관과 외인의 쌍글이 매수는 장 후반 오름폭을 늘렸다. 순매수 규모는 각각 556억원, 664억원이다. 개인은 1252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전문가멘트..순매도에 치중하고 있는 개인도 기관의 매수가 뒷받침돼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 나헌남 LG투자증권 광화문 지점장은 "일반 투자가 입장에서 지수는 크게 오르고 있으나 고가주 중심의 상승 때문에 상대적으로 소외됐다. 지금 시점에서 고가주를 추격 매수 하기도 어려운 시점이다. 개별 종목은 잠깐 매수했다가 그냥 쳐다만 보고 있는 상황이다. 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적정 지수 이상에서는 간접시장을 통한 유동성 보강이 이뤄져야 한다. 기관이 들어와야 개인도 따라 들어올 것이다. 750~760 이상이 되면 기관들이 들어올 듯 하다"고 전망했다.
#내일포커스..국내에서 발표되는 주요한 경기지표는 없다. 엔씨소프트와 KTF가 2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투자자들은 최근 기업 실적보다 경기 지표를 더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지수가 상승한 이유를 확인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오늘 밤 발표된다. 미 증시가 영향 받을 가능성이 크다. 듀퐁과 맥도날드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뉴욕전망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