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전략]"차면 기운다"
흔히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구분할 때 유리컵에 물을 반쯤 채우고 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예로 든다. 똑같은 물을 보고도 반이나 찼다고 말하는 사람과 반밖에 차지 않았다고 말하는 사람, 바로 이 시각의 차이가 낙관론자와 비관론자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지금 700선까지 올라온 주식시장이 과연 '반쯤 찬 것인 지', 아니면 '반이나 찼는 지' 시각이 엇갈릴 때다. 최근 '간다(Go)'로 모아지는 듯 하던 분위기 속에서 일각에서는 '후퇴'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달이 차면 기우는 게 자연의 이치듯, 낙관이 팽배해 질수록 한번쯤 뒤를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듯 하다.
미국증시가 채권시장과 고용 불안으로 급락하면서 박스권 하단을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 종합주가지수가 20일선(709.99)을 이탈했다. 통상 강세장에서는 지수가 20일 이동평균선을 3일 이상 이탈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20일선의 회복여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멘트.."매도압력이 커져 가고 있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세계 금리 급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나오고 있으나,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근본적인 원인은 주가가 많이 올랐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금리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6월말부터며, 지금보다 더 급등한 시기도 있었다고 이 센터장은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주식시장의 논리는 '경기가 회복되는 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이 팽배해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추려했던 반면, 지금은 하락의 핑계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날 미국증시가 7월 서비스 지수의 급등 등 예상보다 호전된 경제지표에도 불구, 고용불안이나 금리급등 등 부정적인 면에 더 강하게 반응한 것은 그만큼 매도압력이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현 주가 수준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며, 주식시장 내부의 힘이 약화되고 있다는 징조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분위기 속에서는 조정이 좀 더 진행될 수 있어 당분간 지수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라이트..증시가 급락하면서 거래소시장에서는 신저가 경신종목수가 신고가 경신종목수를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강세장에서는 신고가 경신종목수가 신저가 수보다 많은 게 일반적이다.
52주 신고가를 경신한 종목은 유레스 평화산업 등 4개 종목에 불과한 반면,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종목은 쌍방울 현대페인트 효성기계 보락 등 10개 종목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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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3.96포인트(1.93%) 내린 707.88을 기록, 20일선(709.99)를 하향이탈했다. 코스닥지수 역시 전날보다 0.48포인트(0.99%) 하락한 48.24를 기록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거래소에 비해 상대적 약세를 보였으나, 이날 수익률갭을 다소 줄이는 모습이었다. 외국인 매물의 직격탄을 맞은 거래소시장이 이날 코스닥보다 하락폭이 더 컸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나흘만에 '팔자'로 돌아선 가운데 장중 10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한미은행의 자전으로 288억원 순매도로 줄어들긴 했으나, 장중 순매도규모는 1400억원대에 달했다.
증시 주도주인 삼성전자는 전날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급락 등의 영향으로 3.5% 하락했으며, 다른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KT(+0.5%)를 제외하곤 일제히 하락했다. SKT 국민은행 한국전력이 2%이상 하락했으며, 특히 파업이 타결된 현대차가 5%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내일 포커스..증시에 영향을 미칠수 있는 특별한 경제지표나 실적발표가 없는 가운데, 미국 시장은 여전히 국채의 움직임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날 시간외거래에서 호전된 실적을 발표했던 시스코 시스템스에 대한 반응도 주목된다. 시스코는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호전된 실적을 발표했으나, 시간외거래에서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