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일본이 한국을 못따라잡는..

[기자수첩]일본이 한국을 못따라잡는..

장현진 기자
2003.08.08 1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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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일본이 한국을 못따라잡는..

1조9000억엔이라는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이 투입된 일본 5위의 은행 리소나 홀딩스의 호소야 에지 행장이 정부의 경영 개입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리소나는 대규모 부실채권으로 인한 경영난으로 지난 5월 공적 자금이 투입되면서, 사실상 국영화된 은행이다.

리소나의 호소야 행장은 지난 5일 "정부의 개입이 계속되면 리소나의 재무 정보를 시장에 공개, 파산에 이르도록 할 수 있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사실상 국영은행의 행장이 정부에 이처럼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는 것은 과거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호소야 행장이 이 같은 폭탄선언을 한 것은 정부가 '공적 자금을 지역 경제 회생에 사용하라'고 압력을 넣고 있기 때문이다. 리소나의 파산을 막을 수 있도록 공적 자금을 줬으니 그 대신 간사이 지역의 경제를 살릴 수 있도록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을 일정 수준 이상 하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호소야 행장은 "지역 중소 기업에 대한 대출은 부실채권의 원인"이라며 정부 방침에 분명한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리소나가 먼저 살아나야 간사이 지역의 경제도 회복될 수 있다"며 "정부 지원금으로 리소나가 당장의 파산을 모면할 수 있게 됐지만 개혁이 없다면 생명을 오래 연장시키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 국제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나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이 일본을 향해 '한국을 배우라'고 충고하고 있는 것이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외환 위기 이후 과감한 구조조정을 통해 건전한 금융 시스템을 갖추게 된 한국과 달리, 일본 정부는 아직도 눈앞의 골칫거리를 우선 덮고 보자는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직전에 출간된 '한국이 죽어도 일본을 못 따라잡는 18가지 이유'라는 책이 국내에서 인기를 끈 적이 있다. 그러나 6년이 지난 지금 '일본이 죽어도 한국을 못 따라잡는 이유'라는 책이 나온다면 좀더 설득력이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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