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대금업체가 사는 법
'삼성캐피탈이 대출을 시작하면 우리도 시작할 겁니다'
요즘 대금업체들은 연체율이 높아지고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출영업을 거의 중단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래서 가끔 대금업체 사장님들은 만날 때면 언제쯤 되면 다시 영업을 시작할 거냐고 자주 묻곤 합니다.
그런데 돌아오는 대답은 이처럼 엉뚱한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설명을 듣고 나면 무릎을 탁 치게 됩니다. 그 이유는 대금업체들은 대부분 영세한 규모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경기판단 등을 하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사업성격이 비슷한 삼성캐피탈을 따라 가겠다는 겁니다.
이처럼 삼성캐피탈이 대금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삼성캐피탈은 국내 처음으로 '대출전용카드'라는 상품을 선보이면서 국내 금융시장에서 신용대출이 수익 모델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지요. 은행이나 카드사 등에서도 대출이나 현금서비스 등 비슷한 상품이 있었지만 기존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대출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조금 차이가 납니다. 결국 대금업체의 사업 모델은 은행의 신용대출보다는 삼성캐피탈의 대출전용카드와 비슷한 셈이지요.
대금업체 스스로는 판단을 내릴 수 없기 때문에 선도업체를 믿고 따라가면 최소한 큰 오판은 막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물론 여기에는 '삼성' 이라는 브랜드가 주는 신뢰감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말 그대로 이가 없어 잇몸으로 장사를 하는 셈입니다.
대금업체의 이런 '잇몸 전법'은 또 있습니다. 요즘 인터넷을 통해 무수히 접하는 '카드 한도내 대출'도 비슷한 경우지요. 고객의 신용도를 자체적으로 평가하기 힘들다 보니 카드사가 정해 놓은 한도 정도면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겁니다. 어떻게 보면 카드사들이 수백억원을 들여서 구축해 놓은 신용평가 시스템을 공짜로 이용하는 겁니다.
카드사들이 고객의 수입과 이자부담, 추가 대출정보 등을 종합해서 이 사람 정도의 소득수준이면 한 달에 이 정도는 갚을 수 있다고 판단해서 한도를 책정하기 때문에 한도 범위 내에서 대출해 주면 최소한 원금을 떼이는 일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참으로 대금업체들의 '생활의 발견'은 놀라운 수준입니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대금업체들이 가장 효과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