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눈치 그만 봅시다"

[현장클릭]"눈치 그만 봅시다"

김성희 기자
2003.08.25 13:40

[현장클릭]"눈치 그만 봅시다"

생보사 상장 자문위원회는 아직도 금감위에 권고안을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원래는 이달말께 공청회를 열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현재로서는 어려워 보입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의 법인세 납부 연장 기한이 올 연말까지이기 때문에 정부안이 마련된 후 법적절차 등을 밟기 위해서는 적어도 이달말까지는 권고안을 내야하는 데 여의치 않은 거지요. 상장자문위원회 나동민 위원장은 "이달말까지는 안되더라도 다음달 초순까지 권고안이 마련되면 상장에 큰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렇다면 자문위가 선뜻 권고안을 만들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생보업계와 시민단체, 양측의 입장 차이가 워낙 크기 때문입니다. 상장 주체인 보험사와 소비자 입장을 대변하고 있는 시민단체가 나름의 논리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이어서 어느 한 쪽에 유리한 권고안을 만들었다가는 사면초가에 처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보사와 시민단체가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는 양쪽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권고안을 마련하기는 힘듭니다. 이건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지요. 그래서 상장자문위원회는 차선책을 찾고 있다고 했습니다. 양쪽에 조금씩 양보를 요구하겠다는 건데, 이마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생보사 상장 문제를 풀어간다면 올해는 커녕 이번 정부가 끝날 때까지도 해결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생보사 상장 문제를 지켜본 많은 사람들은 금융당국의 무소신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습니다. 삼성생명이라는 거대기업과 참여정부들어 더욱 파워가 크진 시민단체 앞에서 눈치보기를 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또 전문가들로 구성된 생보상장 자문위도 권고안을 만들기로 했으면 소신껏 하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생보사 주장은 이거고, 시민단체 주장은 이거니까 절충안으로 이렇게 하면 어떠냐는 식의 권고안은 어느 쪽으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할 것입니다.

 

물론 소비자나 업계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으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지나치게 소비자나 업계 의견에 끌려다니는 무능력한 당국이나 자문위도 보기에 안타깝습니다.

 

이제 그만 결론을 내는 게 어떨지요. 재벌기업과 시민단체 눈치보기는 그만하고 소신대로 추진해 나가는 겁니다. 그 과정에서 불거져 나올 질타는 달게 감수하겠다는 각오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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