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체력소진, 6개월만의 "음봉"

[내일의 전략]체력소진, 6개월만의 "음봉"

문병선 기자
2003.09.29 17:49

[내일의 전략]체력소진, 6개월만의 "음봉"

대입수학능력시험(11월5일)이 36일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초조함도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체력이 거의 소진돼 나타나는 증상을 호소하고 두통과 불면증을 이기려는 정신적 압박감이 거세진다.

증시의 체력도 소진돼 가고 있다. 9월 들어 29일까지 일봉이 '양봉(그날 종가가 시가보다 높은 시세)'인 날은 18거래일 중 7거래일. 아침에 주식을 사 두면 저녁에 이익을 볼 확률이 38.89%였던 셈이다. 이 확률은 4월(59.09%), 5월(52.63%), 6월(50%), 7월(50%), 8월(50%) 등 50%를 상회하다 9월 들어 급감했다.

이럴 때 성적관리의 비결은 건강관리에 있다. 생체 리듬을 위해선 밤에 숙면을 취하고 개운한 소화를 위해 용기와 낙천성을 가지라는 주문이다. 불안과 좌절은 실패의 최대의 적이라는 충고는 수험생이나 투자자에게나 다를 것이 없다.

체력소진, 6개월만의 음봉 확실시

월간으로 6개월만의 '음봉'이 예상된다. 9월 마지막 거래일(30일) 67.16포인트(9.65%) 급등해야만 '양봉'이 나온다. 월간 기준 음봉은 지난 5개월간의 '랠리'가 쉬어가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공격적인 매수는 자칫 화를 부를 수 있어 현금과 주식 비중을 조절하라는 전문가들의 권고다.

황준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태풍 '매미'의 7배에 달하는 상흔이 한반도를 휩쓸고 있다"며 "지난 주 거래소와 코스닥 두 시장 시가총액은 환율 하락과 유가 급등의 광풍으로 28조6000억원이 날아갔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 급락 이후 동반하게 될 기간 조정이 남아 있다"며 "광풍이 지나갈 때까지 섣부른 선취매에 나서기보다 한발 물러나 있길 권한다"고 덧붙였다.

가장 낙관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교보증권도 단기적인 리스크를 고려하라고 주문한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악재 해소가 아직 가시화되지 못하며 뚜렷한 지지선에 대한 확신이 결여돼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박 연구원은 "추세적인 측면에서 아직 부정적 시각을 확대할 시점은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외인, 손절매 나서나?

외국인들이 뉴욕 증시가 조정을 보이자 4거래일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29일 순매도 규모는 1211억원이다. 9월 외국인 총 순매수 금액은 그러나 아직 1조2687억원 어치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어 패턴이 돌아섰다고 추측하기는 이른 감이 있으나 외국인의 실탄이 줄고 있다는 점에서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AMG에 따르면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미국 인터내셔널 펀드에 지난 한 주간 5600만 달러가 순유입됐다. 이는 전주의 9억5900만 달러에서 급감한 것. 나스닥지수와 S&P500지수가 각각 1800선, 1000선을 내주면서 자금 유입이 둔화되고 있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에 투자 강도 약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특히 외인들의 국내 증시 가중평균 순매수 지수대는 707이다. 결국 700선을 처음 넘었던 지난 7월7일(704) 이후 외국인의 총 순매수 자금인 5조4714억원 규모가 경우에 따라서는 손절매 물량으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중장기 전망을 바꾸지 않은 상황에서 손절매 물량이 나오더라도 소폭에 불과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뉴욕 증시 분위기가 심상치 않을 경우 불가피하게 매도해야하는 경우를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방어주, 강세 이어가

조정기에 들어서면서 경기 방어주는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도 한국전력이 포함된 전기가스(0.77%) 업종이 상승했다. 이 밖에 통신(1.45%), 섬유(1.37%), 종이(0.01%) 등도 상승했다. 한국전력은 0.69% 올랐다.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 충격이 증시에서 계속되고 있다는 증거다.

조용찬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외국계 펀드들이 경기방어주와 성장주를 적당히 섞는 모델 포트폴리오 재조정 작업이 시작되고 있어 지수 급락을 활용한 경기방어주의 저가 매수세는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수급 측면을 보면 25%대에 머물던 한국전력의 외인 지분율이 28.35%(26일 기준)까지 높아져 있다. 29일 증시에서도 외인은 매수를 이어간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러나 유성엽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이격확대로 인한 낙폭 과대 요인을 제외하고는 공격적인 시장 대응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시장수익률을 초과한 경기 방어 섹터보다는 가격 메리트 확보가 가능해진 IT, 자동차, 중공업 등의 경기민감 섹터가 우월한 수익률을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론을 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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