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빅 셀러' 세력 약화
달리는 자세를 보면 '주자(走者)'의 역주 능력이 드러난다. 어깨가 심하게 흔들리고 발 뒤축의 착지가 불규칙해 보이면 틀림없이 막판 체력 소진을 드러내고 마라톤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없게 된다.
최근들어 주식 시장에서도 '전강후약' 장세가 자주 나타나고 있다. 30일 증시도 한때 709까지 급등하다 오후 들어 '푹' 꺼지며 결국 697로 마감하는 '체력한계'를 보인다. 큰 이유는 투자자들이 주가가 오르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는 때문이다.
김세중 동원증권 연구원은 "환율하락, 내수부진 등으로 심리가 취약해져 있다. 오르면 웬지 불안해 진다"고 설명했다. 김종국 삼성증권 투자전략 센터장은 "호가를 높여가면서 사지를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외인도 마찬가지다. 결국 '사자' 세력은 더 떨어지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전강후약, 약세장의 전조?
문제는 전강후약 장세와 체력 소진을 약세장의 전조로 해석해야 하는 지, 상승 추세 속의 가격 및 기간조정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이다. 이는 손절매가 걸린 문제이다. 한 증권사 투자전략 팀장은 "투자설명회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지금 들고 있는 주식을 주가가 조금 더 하락하게 되면 팔아야 할 지 여부"라고 말하고 있다.
일단 약세장의 전조냐는 물음에 대해 시황 전문가들의 답은 '아니오'이다. 이유는 그동안 지수 하락을 주도했던 것은 '빅 셀러(Big Seller)'의 세력이었기 때문. 이 세력은 다름 아닌 프로그램 매물이고, 빅 셀러가 사라진 증시는 앞으로 기간 조정을 거치면 다시 오를 수 있다는 것이 시황 전문가들의 요지다.
김세중 연구원은 "오늘(30일) 오후에 밀린 것은 프로그램 차익 매도 때문이다. 이는 지속적인 매물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프로그램 잔고는 바닥권으로 더 출회될 매물이 없어지고 있다. 외인도 우려와 달리 이탈하지 않아 흐름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종우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 실장은 "프로그램 효과가 컸다. 그러나 프로그램은 거의 풀렸다. 단기 시황이지만 프로그램 영향력 줄어들 것이다. 지수의 레벌로 보면 단기 바닥권일수 있다"고 풀이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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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미있는 반등이 없는 이유
그렇지만 빅 셀러가 사라졌다고 해도 언뜻 주식을 사기가 꺼려지는 것은 왜일까. 특히 20일 이격도가 침체권의 기준이되는 95%보다 더 낮은 93.32%까지 떨어져 과매도 신호를 보내고 있으나 공격적 매수는 부담이 된다.
나민호 대신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상승 추세 자체가 일부 꺽인 것으로 느껴져서다. 조정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감에 전강후약 장세가 자주 나온다. 단기적으로 봐서는 700선 지지 여부를 확인해 봐야하는데, 아직은 추가 상승을 할 수 있는 지 아닌지 중간선에 와있다. 분기점에 와 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증시는 다른 국가의 증시보다 급격한 가격 조정을 받았으나 기간 조정을 거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 호소력이 있다. 김종국 센터장은 "가격 조정을 받았으나 기간 조정이 남아있다"며 "680이냐 아니냐 등 지지선을 어디에 설정할 것이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나민호 팀장은 "크게 빠질 염려도 없고, 곧바로 상승으로 치고 올라가기에는 예탁금 감소 등 수급상 힘들어 당분간은 지지부진한 장세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낙폭 과대주에 관심을..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1.46포인트(0.21%) 오른 697.52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01포인트(0.02%) 상승한 44.86이다. 프로그램은 총 2861억원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수에 부담을 줬고 외인은 2715억원 어치 주식을 거래소 시장에서 순매수하며 방어했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단기급락한 이후에는 낙폭이 심한 종목들이 반등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낙폭과대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동부증권에 따르면 9월 9~29일 기간 코스피100 종목 중 하락률 상위 종목은 삼보컴퓨터(-26.24%), 대신증권(-23.36%), 현대증권(-22.59%), 삼성전기(-22.42%), 아남반도체(-22.32%), 굿모닝신한증권(-21.06%), 대우증권(-20.43%), 팬택(-18.86%)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