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재현된 외끌이 장세
지난달말 '환율 쇼크'로 인해 700선 아래로 주저앉았던 주식시장이 이달 들어 서서히 안정을 되찾고 있다. 국내 유동성 정체 등 내부적인 불안 요인들이 여전히 남아있음에도 불구, 주식시장은 외끌이 장세가 이어지면서 상승동인이 유지되고 있다.
7일 주식시장은 닷새 연속 반등세를 이어나가면서 60일 이동평균선(727) 회복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60일선이 저항선으로 뒤바뀐 듯 상승탄력은 다소 약화된 움직임이다. 주식매수차익거래잔고가 바닥권인 4000억원대로 줄어들었음에도 불구, 프로그램 매물이 900억원 이상 나오면서 상승탄력을 제한시키고 있다.
이와 달리 외국인의 매수세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달 15일 이후부터 24일까지 누적 순매매 규모가 273억원 순매도로 전환되는 등 지난달 매수기조가 약화되는 듯한 움직임을 보였었으나, 다시 매수세를 재개하고 있다.
전날 4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700억원 이상을 순수히 사들이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총 7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하고 있다. 순매수 종목도 다시 핵심 IT주 및 선도주로 전환됐다. 이달 들어 전날까지 외국인은 삼성전자에 2207억원을, 국민은행에 629억원을, 포스코와 현대차에 각각 434억원과 273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이같이 매수를 재개한 데 대해 증시 전문가들은 새로운 흐름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흐름이 이어진 것으로 분석했다. 즉 선진국 경제 회복시 아시아 신흥시장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다. 전날 외국인은 한국 뿐만 아니라 대만에서도 올 들어 가장 큰 매수 규모인 5373억원을 순매수했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이 최근 국내와 대만 증시에 다시 매수공세를 펼치고 있으나, 새로운 흐름이라기 보다는 기존의 아시아 시장 선호 현상이 이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 고용시장의 개선조짐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세계 경제 회복 시그널로 받아들여졌던 것으로 오 연구위원은 분석했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 3일(현지시각) 9월 실업률이 전달과 같은 6.1%를 기록했고, 농업부문을 제외한 취업자가 5만7000명 증가했다고 발표했었다. 이는 실업률이 6.2%로 높아지고, 취업자는 줄어들면서 8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반대의 결과였다.
이와 더불어 국내 수출이 9월에 호조를 보인 점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으로 풀이했다. 선진국 경제 회복시 아시아 신흥시장이 수출에 대한 레버리지 효과가 크다는 과거의 학습효과도 외국인 매수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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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어닝시즌이 도래하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었다.
김성주 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본격적인 3분기 어닝시즌이 도래하면서 외국인이 이에 대한 기대가 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미국의 S&P500 IT섹터의 3분기 EPS(주당순이익) 증가율이 루슨트 테크놀러지 효과를 제외하더라도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IT기업에 대한 관심을 높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지난 2일 발표된 대만의 외국인 투자제한제도 개선으로 대만의 MSCI 아시아 비중이 한국을 추월할 가능성이 높지만, 한국을 매도하고 대만을 매수하는 형태가 되기 보다는 비중을 조율하는 방식을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의 경우 전체 파이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 역시 수혜를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최근 강해진 외국인 매수세를 파병과 연관지어 해석한 시각도 있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매매의 근간에는 IT 모멘텀 외에 다른 정치적 논리도 함께 개입돼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증을 갖게 된다"며 "이라크 파병 문제가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마켓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제기했다. 일례로 터키정부의 경우 지난 1일 1만명 규모의 전투병 파병을 의회에 공식 요청했는데 이후 터키 증시는 파병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한 듯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