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파병(派兵) 랠리?"

[내일의 전략]"파병(派兵) 랠리?"

문병선 기자
2003.10.07 18:06

[내일의 전략]"파병(派兵) 랠리?"

'이라크 파병' 논란이 증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천재지변과 전쟁을 주가에 응용하는 것이 반(反)인륜적 논리임에도 불구 역사적 데이터는 '파병은 증시에 호재'라는 점을 넌지시 던져줘 주목된다.

'1965년 9월11일~1973년 3월23일'은 베트남 파병 기간(맹호부대 기준)이다. 파병이 결정되기 직전 97선에 머물러 있던 서울 증시의 수정주가평균지수(지금의 종합주가지수는 1972년 1월4일부터 사용됐다)는 1971년 12월말 400.07까지 랠리한다.

1972년 1월4일 새로운 지수 산출법이 적용된 후에도 증시 상승세는 이어졌다. 100(1972년 1월4일)으로 시작했던 종합주가지수는 베트남전쟁이 끝난 1973년 3월말 260.20으로 '껑충' 뛰었고 1973년 7월말 370.80을 고점으로 랠리를 마감했다.

지금과 다른점은 당시 서울 증시는 외국인에게 개방되지 않아 순수한 국내 자금으로 주가가 움직인 것이다.

최근 외인의 연일 대규모 순매수를 두고 이라크 파병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증시에서 대두되고 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확증이 아닌 심증적 차원이지만 터키 증시가 이라크 파병 의회승인 요청 이후 랠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터키 이스탄불 증시의 'ISE내셔널100'지수는 터키 정부가 1만명 규모의 전투병 파병을 의회에 공식 요청한 1일 13441.01에서 6일 15719.71로 단 3거래일만에 16.95% 급등했다.

김 연구원은 "심증적 차원이라는 한계에도 불구 외인의 순매수가 이라크 파병 논의와 직ㆍ간접적으로 결부돼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완전히 부인할 수는 없다"며 "지난 수년간 국제 자본의 흐름은 국가간 이해관계의 표출수단으로 기능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파병 랠리?

7일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3.96포인트(0.55%) 오른 727.09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0.12포인트(0.25%) 내린 46.41이다. 외인은 거래소 시장에서 255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181억원 어치를 순매수했다.

한동안 뜸했던 외인들의 순매수 강도는 다시 강화되고 있다. 10월 들어서만 거래소 시장에서 9214억원을 서울 증시에 쏟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10월 들어 122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인만의 힘으로 증시가 가고 있는 것에 대해 '파병 랠리(?)'를 겨냥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정부 고위 관료들의 파병 찬성 논리가 연이어 나온 뒤여서 관심이다.

한 시황 전문가는 "뉴욕 증시가 기업 실적 기대감에 랠리하고 있다는 측면과 환율 및 유가 쇼크가 악재로서 기능을 다했다는 분위기도 외인 매수세에 일조하고 있어 파병만을 겨냥해 외국인들이 주식을 사고 있다는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9월말 422명을 이라크에 파병키로 결정한 태국 증시는 오히려 하락세다. 태국 SET 지수는 지난달 30일 578.98에서 6일 544.36으로 5.98% 떨어졌다. 따라서 최근 국내 증시 상승세를 '파병 랠리'라고 단정짓기는 성급한 판단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인들, 은행주 집중 매수

그렇지만 외국인들의 매수 종목이 최근 은행권에 집중되고 있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파병 결정→국제 신용기관의 한국 국가신용등급에 대한 긍정적 코멘트→국내 증시 상승'의 시나리오에서 최대 수혜주는 은행이다. 이유는 신용등급에 대한 긍정적인 코멘트는 은행의 조달 비용을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날 은행업종은 1.07% 올랐다. 국민은행은 1.27%, 조흥은행은 0.59%, 신한지주 3.12% 상승했다. 외국계 증권사 창구가 대부분 순매수 경로로 이용됐다.

김학균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은행을 산다는 것은 한국의 '마켓'을 사는 것"이라며 파병 문제와 연관됐음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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