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부동의 내국인
미국발 훈풍에 힘입어 730선을 회복하며 출발했던 거래소시장이 시간이 지날수록 밀리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외끌이 장세가 힘에 부친 듯 지수는 하락반전했다.
8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78포인트 내린 725.31을 기록중이다. 지수는 장초반 60일선(727)을 회복하는 듯 했으나, 곧 밀리면서 60일선에서 다시 이탈한 상태다.
외국인은 나흘째 매수에 가담하면서 증시에 여전히 우호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말 지수가 급락하는 동안 '사자'에 나서는 듯 했던 개인 투자자들은 증시가 재차 반등하면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개인은 이날 36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면서 연 나흘째 '팔자'로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이 564억원어치를 순매수하고 있으나 개인 매물로 인해 지수는 반등력이 약한 상황이다.
개인 투자자들의 증시 이탈은 고객 예탁금 추이에서도 잘 드러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8월말 10조원대를 나타냈던 고객예탁금은 현재 7개월래 최저치인 8조원대까지 추락한 상태다.
특히 증시가 급락하던 지난달 24일부터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면서 열흘 여만에 무려 1조원이 줄어들었다. 전날 기준 예탁금은 8조7813억원. 주식형 수익증권 역시 가파른 감소세를 이어나가면서 연중 최고치 대비 1조5530억원 줄어들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시가총액 대비 고객예탁금 비율은 현재 2.88%로 지난 2000년 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국내 유동성 보강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근본적인 수급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이 국내 투자자들의 자금유입이 부진하면서 지수 상승을 제한시키고 있으나, 단기간내에 수급 보강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홍순표 한양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지체되고 있는 것은 경기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감, 북핵 문제 해결 지연 등으로 채권과 부동산과 같은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민 경제의 기본 요소인 가계 부문이 과다한 부채로 인해 부실한 상태라는 점에도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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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들이 단기간내 해소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국내 증시의 고질적인 수급 불균형 문제 해소시점은 더욱 불투명해 보인다고 홍 연구원은 지적했다. 특히 옵션만기일(9일)을 하루 앞둔 상황이기 때문에 추격 매수와 같은 적극적인 시장 참여보다는 보수적인 시장 대응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개인의 증시 참여 부진의 원인이 종목 선택의 어려움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있었다. 장득수 신영증권 압구정지점장은 "개인의 참여가 부진한 데는 경기 및 정치에 대한 불안감 등의 이유 외에 종목 고르기가 어렵다는 데도 그 원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지수가 오르는 동안 외국인 선호종목인 삼성전자 등 일부 종목만 차별적으로 오르면서 개인 선호주들의 수익률은 저조했다고 설명했다. 개인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는 삼성전자와 같은 핵심주를 사기엔 가격 부담이 크다고 느끼고 있고, 반대로 그동안 못오른 종목을 사기엔 수익률이 워낙 낮아 종목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이유로 개인 투자자들은 신규로 돈을 집어넣는 등 적극적인 전략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시장에 대해 자신감이 없는 상태라고 평가했다. 시장에 특별한 모멘텀이 생기지 않는 한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세 동참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