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원화절상에도 대세는..."

[오늘의 포인트]"원화절상에도 대세는..."

정영화 기자
2003.10.09 11:36

[오늘의 포인트]"원화절상에도 대세는..."

'환율'이 주식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모멘텀 부재를 틈타 '환율'이 서울 증시에 차익실현의 핑계를 제공하기도 하고, 반등의 모멘텀도 되고 있다.

전날 환율 악재로 730선 회복에 실패했던 주식시장이 9일 730선 회복을 재시도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10분 현재 6포인트 가량 오르면서 729를 기록중이다. 옵션만기일이라는 이벤트가 있으나, 큰 영향력은 행사하지 못하고 있다. 전날 환율이 1150원대에서 하향 이탈했다가 하루만에 다시 1150원대를 되찾은 것이 호재가 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장기적으로 환율은 종합주가지수와 역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고 증시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환율과 지수와의 상관 관계가 약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경제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외화보유고가 증가할수록 증시는 상승하고, 환율은 하락하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환율과 주식시장의 역의 상관관계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적정 수준 이상으로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출 회복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특히 적정수준을 넘어선 환율 절상속도는 주식시장의 반등 국면에서 부담요인으로 작용, 고점을 확인시켜준 계기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 하에서는 에너지, 원자재,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등이 선전하고 IT 산업재 경기소비재 등은 약세를 나타내는 현상을 보인다고 성 연구원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달러가 약세일 때는 신흥시장내에서 IT 산업재 비중이 높은 한국, 대만, 멕시코, 이스라엘 보다 원자재 비중이 높은 인도네시아, 칠레, 남아공, 러시아 등이 상대적 우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원화절상이 가속화될 경우 국내 증시의 상승탄력은 둔화될 것이라고 성 연구원은 전망했다. 다만, 과거에 비해 대중 수출이 증가했고 수출 경기가 환율 보다는 선진국 경기회복에 더 민감하게 반응해왔다는 점에서 급격한 하락 조정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환율 시장의 불안이 4분기 실적에서 미국과 디커플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미국의 3분기 실적 발표시즌에 맞물려 진행중인 엔 및 원화의 강세현상으로 미국과 아시아 기업의 3분기 이후의 실적 전망에 대한 시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기업의 경우 달러화 약세에 따른 주당 순이익 증가 효과가 기대되는 데 반해, 한국과 일본 등의 경우 자국 통화 강세에 따른 주당 순이익 감소 가능성이 4분기 실적에 점차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물론 국내의 대미 수출 비중이 감소하고 있고 최근 2주간 원/달러 환율의 절상폭(1.7%)이 엔/달러 환율의 절상폭(4.0%) 보다 크지 않다는 점 등 긍정적인 요인도 없지는 않으나,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국내 증시의 경우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감이 커질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주가의 반등 속도가 감소하거나 약화되는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술적 분석으로 봤을 때도 20일 이동평균선(730)이 60일 이동평균선(727)에 바짝 다가서면서 중기 데드크로스가 임박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데드크로스 발생은 증시에서 부정적인 시그널로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시그널에도 불구, 증시의 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은 살아있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비록 종합주가지수 20일선과 60일선간 데드크로스가 임박했으나, 과거 사례를 보면 60일선이 상승추세를 보이는 가운데 발생하는 데드크로스는 오히려 반등의 계기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환율 등의 교란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경기 회복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3/4분기 미국 기업실적이 긍정적으로 발표되면서 시장의 큰 흐름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환율절상 압력을 받고 있는 중국이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 이상 국내의 환율 하락속도는 연말로 갈수록 완만해지 것으로 예상돼 증시의 상승기조 자체는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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