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부익부 빈익빈"
'경기가 어렵다'는 볼멘 목소리가 무색한 듯, 삼성전자가 17일 '어닝 서프라이즈'를 선보였다. 3/4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넘었으며, 순이익이 무려 1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내수침체 등 어려운 경기상황을 감안할 때 놀라운 성과라는 게 대다수 애널들의 평가였다.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이 하향 조정되고 있고, 민간 소비와 설비 투자 등 경제지표가 여전히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음에도 불구, 삼성전자 등 초우량 기업들은 수출 호조 등으로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되고 있다. 이들 주가 역시 이번 랠리동안 시장 수익률을 뛰어넘는 높은 상승률을 보여줬다.
김영익 대신경제연구소 투자전략실장(이코노미스트)은 "시장 개방이 계속 확대되다 보니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초우량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되고 있다"며 "그렇지 못한 기업들은 인건비나 생산비용 등에서 중국에 밀려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은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을 대부분 완료했기 때문에 재무구조와 생산성이 향상된 것으로 김 실장은 평가했다. 특히 수출비중이 높은 기업의 경우 세계경기회복의 흐름을 타면서 내수기업보다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이같은 기업간 실적이나 주가의 차별화 현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대기업(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전경련의 자료를 보면 이달 기업 체감경기가 두 달 연속 100을 넘어 호전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반면, 한국은행이 매출액 20억원 이상인 1789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최근 발표한 9월 제조업 업황 BSI(기업경기실사지수)는 71로 기준치인 100을 크게 밑도는 대조적인 결과가 나왔다. 이는 한국은행은 전경련과 달리 조사 대상을 중소기업까지 포함했기 때문이다. 즉 대기업에 비해 중소기업들의 체감경기는 여전히 좋지 못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같은 현상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편식과 맥을 같이 한다. 외국인이 본격적으로 '사자'에 나서기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전날까지 전체 상장사 주식을 11조4000억원 가량 순매수했으나, 이들의 돈은 특정 종목에 거의 흡수됐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체 순매수 규모의 1/3인 약 3조5200억원어치가 삼성전자 한 종목에 집중됐다. 나머지 2/3는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대형 IT주, 우량주에 분산됐다. LG전자에 약 9000억원, 국민은행 삼성전자우 KT 한국전력 한미은행에 3000~4000억원씩 순매수했다. 그 외 현대차 LG카드 대우조선해양에 2000억원 가량씩 순매수했다.
독자들의 PICK!
강남 아파트 가격과 농촌의 주택가격이 같은 평수라도 수십배에서 수백배까지 차이가 나 듯, 주식시장도 이젠 '부익부 빈익빈'이 일반화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주로 개인 투자자들에 의해 거래되는 저가주, 소형주, 관리종목 등의 상당수는 올해 주가상승에 동참하지 못한 채 오히려 주가가 더 하락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대로 삼성전자 등 핵심 우량주들은 종합주가지수 수익률을 초과(Out-perform)하는 선명한 대조를 이뤘다. 결국 우량주와 비우량주의 차별화가 뚜렷하게 진행돼 왔다고 할 수 있다.
허재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아시아 증시의 동반 상승흐름에도 불구하고, 지나치게 외국인에 의존돼 있다는 점에서 주가는 외국인이 선호하는 우량주와 그렇지 않은 종목간 괴리가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당분간 매매대상을 외국인이 선호하는 우량주에 국한할 것을 권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