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클릭]탁구치는 총재, 톡톡튀는 産銀
매일 아침 탁구를 치는 은행장이 있습니다. 바로 유지창 산업은행 총재입니다. 조찬간담회 등 특별한 일정이 없는 날이면 아침 6시30분이면 어김없이 나와 벌써 두달째 탁구를 치고 있습니다.
상대선수는 행내 탁구동호회 직원들입니다. 그는 평사원들과도 경기를 하면서 함께 뛰며 땀 흘리고 때론 넘어져 뒹굴면서 하루를 시작합니다. 이런 서민적인 총재의 모습에 직원들은 크게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기자들 사이에서는 폭탄주의 대가로 불리며 두주불사를 마다하지 않는 것으로 널이 알려진 유 총재지만 최근 탁구를 시작하고부터는 밤 늦게까지 이어지는 술자리가 드물다고 합니다.
탁구 덕분인지 연일 계속되는 직원들과의 호프데이, 지점 순방 등 강행군속에서도 그의 건강은 끄떡 없습니다. 얼마전 유총재를 만났을때 "나 운동하는 덕분에 많이 건강해 졌어"라고 환히 웃더군요.
본인은 건강을 위해 탁구를 시작했겠지만 총재의 이런 모습이 직원들 사이에 입으로 전해지면서 최근 산은의 모습이 많이 바뀌고 있습니다. 또 국책은행으로서 관료적 색체를 탈피해 탁구공처럼 다이나믹한 모습으로 변모해 가고 있는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실 그동안 산은맨들은 현대상선 대출사건 등으로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면서 의기소침해 있었고, 일부는 태생적 한계를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총재가 탁구를 치면서부터 일단 전체적으로 직원들의 출근시간이 많이 앞당겨졌습니다. 임원들의 출근시간도 당겨졌고 아침시간 보고를 해야 하는 홍보실, 비서실 직원들의 움직임도 바빠졌습니다.
또 유총재가 전파한 상업마인드로 인해 이제 국책은행으로서의 기업지원 업무에 만족하지 않고 당당하게 영업이익을 냄으로써 시중은행들과도 당당하게 경쟁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습니다. 때문에 직원들은 야근도 마다하지 않고 일하면서 연말 흑자결산의 결의를 다지고 있습니다.
산은은 내년 4월 창립 50주년을 맞습니다. 그동안 경제발전의 첨병으로서 수많은 역할을 담당했던 산은의 모습이 때론 우울한 자화상이었다면 다가올 50년은 탁구공처럼 톡톡튀는, 보다 활기찬 모습이기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