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일어나도 정상화 최소 4개월...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기적 일어나도 정상화 최소 4개월...역사상 최악의 에너지 위기

양성희 기자
2026.03.23 15:49

[미국-이란 전쟁](상보)IEA 수장 "중동위기, 70년대 오일쇼크+러우전쟁보다 심각"

송유관 이미지 뒤로 지도상에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이 표시된 모습./그래픽=로이터
송유관 이미지 뒤로 지도상에 이란과 호르무즈 해협이 표시된 모습./그래픽=로이터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이 지금 당장 끝난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시장이 정상화하려면 최소 4개월은 더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미 줄어든 원유 생산을 재개하는 것부터 수송·정제 등이 전쟁 이전으로 회복하려면 상당시간이 필요해서다.

이코노미스트는 22일(현지시간) "전쟁이 당장 오늘내일 끝난다고 하더라도 전세계 에너지 시장은 수개월간 공급 부족에 시달려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수출국인 걸프국들은 일일 생산량을 전쟁 이전의 40% 수준으로 줄였다. 일일 생산 감축량은 전세계 생산량의 10%에 해당한다. 생산을 재개하려면 설비 작동을 확인하고 파이프라인 막힘을 제거하는 등 여러 작업이 필요한데 이 과정에 2~4주 정도가 예상된다.

가스 생산 복구 작업은 좀 더 어려워 보인다. 전세계 액화천연가스(LNG) 약 5분의1을 생산하는 카타르 가스전은 이란의 드론 공격으로 전체의 17%, 전세계 공급량의 3%에 해당하는 시설이 피해를 입어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복구에만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비교적 피해가 덜한 시설을 재가동하는 데도 7주 정도의 작업 기간이 필요하다.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 화물선이 항해 중인 모습./사진=로이터
이란 호르무즈 해협 인근 해상에 화물선이 항해 중인 모습./사진=로이터

해상 운송도 문제다. 이코노미스트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은 다시 출항하기 전 공격이 실제로 없는지 확인하고 싶어할 것"이라며 "몇 주간 선박들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공격받은 선박이 수리를 하는 데도 시간이 필요하다. 선박 보험료가 10%까지 인상된 것도 악재다.

이처럼 힘겨운 과정을 거쳐 원유가 정유시설에 도착해도 재가동까지 다시 몇 주가 소요될 수 있다.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시설 일부가 원자재 부족으로 설비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매체는 이에 올해 전세계 석유 생산량은 당초 예상보다 약 3% 감소할 것이고 비축량 부족 문제에 직면하면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고 가격이 더 급등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전세계가 '봄의 기적'(종전)을 기대하고 있지만 기적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에너지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겨울이 될 때까지 전쟁 여파를 감내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사진=로이터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사진=로이터

비축유 더 풀겠지만, 해법은 호르무즈 재개방

앞서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도 지난 20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현 상황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위기'로 보며 에너지 시장이 회복하기까지 최소 6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롤 사무총장은 23일 호주 캔버라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중동 에너지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며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와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를 합친 것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중대한 위협에 처해 있다"며 "어떤 나라도 그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기에 전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해법으로는 비축유 추가 방출을 언급하며 전세계 정부 관계자들과 이 문제를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IEA는 지난 11일 역대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원유 방출을 결정했다. 다만 그는 "확실한 해결책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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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희 기자

머니투데이 양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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