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기다렸다..찬바람아!"

[내일의 전략]"기다렸다..찬바람아!"

문병선 기자
2003.10.23 18:50

[내일의 전략]"기다렸다..찬바람아!"

전세계 증시가 동반 급락한 23일 개인은 거래소 시장에서 246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거래일수로 15일만의 매수 우위전환이고, 지난 4월22일의 2712억원 순매수 이후 6개월래 최대 규모다. 그러나 개인매수는 주가지수 선물하락과 기관 프로그램 매도로 값이 떨어지는 주식을 사후적으로 받아가는 입장이어서 주가에 반등력을 주지못했다.

그렇지만 개인의 이날 순매수는 앞으로의 증시 방향과 랠리 여부 타진을 하는 데 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진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원은 "조정을 기다려 왔다는 것이 확인됐다. 금액도 6개월래 최대 규모로 매우 큰 편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개인은 이날 전기전자 업종을 10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시가총액 별로는 대형주를 2378억원 어치 순매수한 반면 소형주는 60억원 어치 순매도했다"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결국 개인들은 향후 종합주가지수가 800을 넘을 것이고 주도주는 전기전자 업종의 대형주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라는 시사점을 준다고 덧붙였다.

실제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개인은 이날 전기전자(+1179억원), 금융(+613억), 운수장비(+368억원) 업종 순으로 순매수했다. 이는 개인들이 주로 중소형 저가주 매매를 한다는 일반적인 통념과는 다른 패턴이다. 한 연구원은 "개인들이 외국인의 매매 방식을 따라가는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환율·유가 충격으로 9월 중순 지수가 급락했을 때도 개인들은 순매수했다. 환율 충격이 있던 지난달 23일엔 1771억원 어치 주식을, 유가 충격이 있던 지난 달 25일엔 1087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환율 충격과 유가 하락 때 순매수하고 지수가 오르자 이익을 냈었던 학습효과가 작용하는 것 같다"며 "개인들이 시장을 안좋게 보는 것이 아니라 단기 충격에 그칠 것으로 판단하는 것으로 시장이 곧 회복할 수 있다고 여기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나 "외형상 개인이 프로그램 매물을 받아주는 상황이지만 개인들의 매매는 단기적인 관점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단서를 달았다.

750선이 1차 지지선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일대비 25.14포인트(3.22%) 급락한 754.14를 기록했다. 증시는 지난 3월 중순부터 7개월간 세계 경기 회복과 정보기술(IT) 기업의 실적 개선 기대감에 랠리를 거듭해 오다 점차 모멘텀을 잃어갔고 이날 금리인상론과 일부 기업의 실망스런 실적 소식에 급락했다는 분석이다. 국내 증시도 외국인만 매수하는 기형적 수급 구조와 삼성전자만 오르는 차별적 장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세계 경기 회복 기조와 기업 실적의 완만한 개선 속도가 훼손된 것이 아니어서 당분간 조정을 보이더라도 다시 랠리 추세에 복귀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치고 있다. 750선을 1차 심리적 지지선으로 보고 있고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해 있는 740선을 2차 지지선으로 예상한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갭을 만들며 하락했기 때문에 당분간 조정 분위기가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20일 이동평균선보다 소폭 위에 위치한 750선에서 지지가 될 듯하다"고 말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단 2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740선대가 지지선"이라며 "앞으로의 시장 방향은 해외 증시와 외인 매수 강도로 결정될 공산이 크다"고 밝혔다.

외인, 전기가스·금융·화학 업종 순매수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1175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223억원), 금융(+319억원), 화학(+222억원) 업종을 주로 매수했다. 개인들이 전기전자에 주력한 것과 달리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 주식을 94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업종별 주력 종목은 한국전력(전기가스), 국민은행(금융), SK(화학) 등이다. 전기전자 업종에서도 삼성전자는 124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 20일 이평선 이탈

코스닥시장은 큰폭으로 하락했다. 개장전 뉴욕증시의 약세 마감에 이어 장중 나스닥선물 및 일본 증시 하락 등이 지수 약세 원인으로 꼽힌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1.52포인트(3,21%) 하락한 45.90으로 마감했다. 장초반 1% 수준의 하락세를 보이며 시작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키우며 결국 46선마저 무너지며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46선 아래로 하락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하락으로 지난 10일 회복했던 20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내줬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일제히 하락세를 기록했다. 옥션이 7% 이상 하락했고, 하나로통신과 LG홈쇼핑이 6% 이상 떨어졌다. KTF NHN 다음 KH바텍 휴맥스 CJ홈쇼핑 등도 4~5% 이상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전업종이 하락한 가운데 방송서비스와 비금속 업종이 5% 이상 급락했고, ITS, 기계장비, 통신서비스, 인터넷, 소프트웨어 등도 4% 이상 하락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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