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짙은 관망, 안개 국면"
거래소 거래대금은 이틀째 1조원 후반대에 머물고, 코스닥 거래대금도 이틀째 7000억원 수준에 그치는 극심한 관망세가 이어진다. 지수를 760선 위로 끌어올린 것은 프로그램(PR) 매수로, PR을 제외하면 여타할 반등 이유를 찾기 힘들다.
27일 종합주가지수는 1000억원이 넘은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지난 주말 종가 대비 13.44포인트(1.80%) 오른 761.61을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소폭 순매수로 0.38포인트(0.83%) 상승한 46.37을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뚜렷한 상승 테마 없는 단순 수급 장세다. 거래소 시장에서는 은행(2.07%), 운수창고(2.08%), 전기가스(2.08%), 운수장비(2.48%), 전기전자(2.12%) 등 경기민감주와 경기둔감주 가릴 것 없이 수급에 의해 고루 올랐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통신과 제약 업종 등 일부 산업군을 제외하고 일제히 올랐으며 디지털컨텐츠(4.98%) 업종의 오름폭이 가장 크다.
그러나 상승 업종도 시초가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아침에 주식을 샀다면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폐장을 맞는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극심한 관망은 하루 뒤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시장의 방향성은 29일(수)에나 드러날 것으로 분석된다. 29일은 세계 금융시장의 최대 이슈인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가 새벽 나오고 국내에서는 9월 산업활동동향과 부동산안정대책 및 증시활성화방안이 발표된다.
거래소, 750 안착..PR이 "효자"
프로그램 매수 때문이긴 하지만 일단 750선의 지지를 확보, 시장에 만연하던 '꺽인 추세' 우려감은 잦아들 전망이다. 또 이날 장중 5분 평균 베이시스는 0.48포인트로 확대, 추가적인 프로그램 매수를 유인할 것으로 보인다. 평균 베이시스는 지난 23일 0.35포인트, 24일 0.42포인트로 개선 추세다.
조진현 대우증권 연구원은 "매수차익거래잔고는 현재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이전 경험을 봐도 오늘 베이시스만 유지된다면 프로그램 매수가 더 유입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외인 매도세는 부담이다. 이날은 프로그램 매수세에 묻혔지만 여기저기서 외인 매수 강도가 둔화되거나 '셀 코리아'로 돌아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이날은 890억원 어치 주식을 외인은 순매도했다. 삼성전자 순매도 수량 약 500억원을 빼면 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이틀째 매도 우위란 점이 수급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조 연구원은 "다행히 오늘 외인 매도 규모는 크지 않았으나 최근의 매도세는 다소 부담을 주는 것이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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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매수 "브레이크" 걸렸나
CSFB증권은 최근 대만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하향하고 대만 IT섹터 의견도 '비중축소'로 내리며 '떠나야 할 때(timing the exit)'라고 강조했다. 대신 금융 업종 비중이 큰 홍콩 증시의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하는 등 아시아 증시를 전반적인 방어적 포트폴리오로 구성했다. 특히 삼성전자의 외국인 매수와 연관성이 높은 타이완세미컨덕터매뉴팩처링(TSMC)에 대해서는 주가가 비싼 수준이고 비현실적인 목표주가가 남발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외국인은 이날 서울 증시에서 전기전자 업종을 1109억원 어치 순매도했다. 이틀째 매도 우위다.
고창범 한국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27일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보고서를 통해 "외국인의 추세적 매매패턴을 감안할 때 적극적으로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국내 주식 소유비중이 임계치를 초과, 매수세는 당분간 둔화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 증시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느 대체시장이 부각되면 이익을 실현하고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4월말 이후 외국인은 700~750 구간에서 4조3000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며 "전체 물량의 36%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750 이상에서 유입된 금액까지 합하면 66%에 이르고 삼성전자 역시 38만원 이상에서 외인 순매수 규모가 74%를 기록하고 있다"며 "손실을 감내할 정도로 주식시장 환경이 급격하게 악화되지 않았다면 적어도 이번 랠리에 가담했던 투자가의 종속적인 매물 압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코스닥, 상승 테마 "판박이"
코스닥 시장은 디지털컨텐츠, LCD관련주, 무선인터넷 관련주, 휴대폰 부품주 등 기존 상승 테마를 그대로 답습하는 '판박이 장세'가 되풀이됐다. 뚜렷한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인터넷주는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면서 5일선이 20일선을 하회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등 주도주로서 기능을 잃었다.
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인터넷주가 죽으면서 주도주가 없다"며 "또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 통신주의 비중이 높은데, 거래소 시장과 마찬가지로 통신주가 뚜렷한 성장성이 부각되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한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들의 자금도 빠져나가는 추세"라며 "다시 불이 붙을려면 인터넷주가 정상궤도에 올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터넷 대표 포털 기업 다음은 설상가상으로 이날 부당내부거래 및 분식회계 의혹이 터졌다. 다음솔루션(현재 청산작업중) 임직원들은 "2001년 다음이 다음솔루션으로부터 부당한 광고계약과 라이센스계약 등을 맺어 자사의 매출을 부풀렸다"고 지적하면서 비롯됐다. 이재웅 사장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
기술적으로 코스닥지수의 5일선(46.70)은 20일선(46.60)과 맞닿을 정도로 가깝게 다가와 있다. 또 디지털컨텐츠, LCD관련주, 무선인터넷, 휴대폰부품 업종 등은 주가가 오르고 있으나 일봉 차트에서 '양봉'보다 '음봉'이 더 많이 나올 정도로 주가 변동성이 심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