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금융-반도체 주도권 회복"

[내일의 전략]"금융-반도체 주도권 회복"

문병선 기자
2003.10.28 18:37

[내일의 전략]"금융-반도체 주도권 회복"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부동산 대책을 하루 앞두고 28일 증시는 급등했다. 그러나 780선을 회복하지 못했고 프로그램 매수에 따른 기계적 성격이 강해 조정 우려감을 말끔히 씻지는 못했다. '빅 이벤트'가 연거푸 대기 중인 내일 시장에 따라 증시의 중기 추세는 'M'자형으로 고개를 숙일 지, 'W'자형으로 다시 부상할 지 결정될 것 같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FOMC에서 저금리 체제 유지 전망 △미국 대만 일본 증시의 상승 △세계 반도체주 급등 △인수합병(M&A)을 테마로 업은 은행주 상승세 △부동산 안정 대책 기대감 등 벅찰 정도로 쏟아진 재료에 힘입어 전일 대비 13.75포인트(1.81%) 오른 775.36을 기록했다.

재료를 더욱 재료답게 포장시킨 것은 프로그램 매수세다. 사상 두번째 규모인 4216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됐다. 일부 인덱스펀드는 기존 선물 포지션을 청산하고 현물 포지션으로 갈아타며 지수 상승폭을 넓히는 데 일조했다. 차익거래는 2664억원 매수 우위, 비차익거래는 1552억원 매수 우위다.

인덱스펀드, 선물선 현물로 포지션 교체

오전 9시20분경 모인덱스펀드를 통해 유입된 약 200억원 가량의 비차익 매수가 약보합권에서 등락하던 증시를 상승 쪽으로 돌려놓은 계기가 됐다. 이 기관은 기존에 구축해 놓았던 선물 포지션을 청산하고 현물 포지션으로 대거 교체 매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덱스펀드의 매매는 보통 비차익거래로 통계가 잡힌다.

한 투신업계 관계자는 "인덱스펀드는 선물 또는 현물 중 어느 한쪽만의 포지션으로 지수 상승률과 수익률을 연계시킨다. 대부분 인덱스펀드는 그동안 현물 보다는 선물을 선호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선물보다는 현물 바스켓을 선호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지수선물 가격이 코스피200현물 가격을 앞서(시장 베이시스 확대) 선물 청산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비차익거래 순매수는 실제 최근 증가일로다. 1일(-592억), 2일(-140억), 6일(-994억), 7일(-136억), 8일(+194억), 9일(-453억), 10일(+2066억), 13일(-557억), 14일(+392억), 15일(-900억), 16일(+705억), 17일(-213억) 등 10월 중순까지는 628억원 매도 우위였다. 그러나 20일(+5억), 21일(+423억), 22일(+527억), 23일(+506억), 24일(-438억), 27일(+1552억) 등 7일간 2575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는 등 월말이 가까워지면서 급증하고 있다.

금융·반도체 주도권 회복

비차익거래 순매수분 1552억원을 더해 이날 총 4216억원의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증시에 유입됐다. 사상 두번째로 많은 프로그램 매수 규모이고 올 들어서는 최대 규모다.

업종별로는 증권(4.21%), 은행(2.74%), 전기전자(2.98%) 업종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대만 증시와 일본 증시에서도 금융-반도체 주도 장세가 나타났다. 대만에서는 타이완 세미컨덕터 매뉴팩처링(TSMC) 등 반도체주와 메가파이낸셜홀딩스, 퍼스트파이낸셜홀딩스 등 금융주가 주도했다.

성진경 대신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반도체주는 기존 주도주였고 여기에 금융주가 가세하느냐에 따라 지수가 레벨업 되는 지 달려있었다"며 "만일 금융주 상승세가 더 지속된다면 시장을 다르게 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은행주 등의 낙폭이 그동안 과도했다는 기술적 반등 인식도 있고 카드채 문제가 일단락된 것이 아니어서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대의 파운드리 반도체 업체인 TSMC는 경기 회복에 따라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에 비해 다섯 배 급증했다고 이날 장 마감 후 발표, 반도체주에 낙관 신호를 덧붙였다. TSMC는 전날보다 4% 가까이 급등했고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도 전일대비 2.61% 올랐으며 D램 업체인 난야는 3% 이상 상승했다.

도쿄에서는 UFJ 홀딩스가 전날보다 10.15% 급등한 가운데 미즈호홀딩스와 미쓰이스미토모가 전날보다 각각 7.84%, 4.29% 오르는 등 주요 은행주가 일제히 오름세로 마감, 지수를 견인했다.

하루 전 미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플릿보스톤파이낸셜을 인수키로 전해지며 뉴욕 증시가 상승한 것과 메릴린치 증권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투자등급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한 점이 촉매. 또 D램 가격이 상승세로 전환하고 반도체 시장에 대한 낙관적 분석이 잇따랐다.

FOMC와 부동산대책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번 주 금융 시장의 최대 이슈인 미 FOMC 회의와 부동산 대책으로 쏠리고 있다. 조용백 대신경제연구소 이사는 "금리는 현행 유지되고, 앞으로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겨놓느냐가 키포인트다. 방향은 증시에 우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안정 대책 역시 증시엔 호재다. 곧바로 부동자금이 증시로 '턴'하지야 않겠지만 분위기는 조성할 수 있다. 800선이 심리적 부담이지만 조만간 800선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전병서 대우증권 리서치센터 본부장은 "두개의 이벤트 모두 주식시장에 호재일 수밖에 없다. 지금 장에서는 어떤 내용이든 경기가 좋아지고 있고 증시는 상승 추세여서 도움이 되는 쪽으로 해석될 것이다. 부동자금 유입이 포커스다. 그러나 돈의 속성상 대책을 내놓는다고 해서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또 파격적인 어떤 새로운 대책이 나와도 곧바로 호재가 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주가의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제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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