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780 스스로 백기"
여섯번 도전만에 780선 위로 올라섰다. 그렇지만 종가(785)는 시초가(784)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아 아침에 주식을 산 투자자는 하품만 연거푸 쉬어댔을 법한 지루한 장세다. 육박전을 치르고도 못오르던 지난 분투를 생각하면 780선은 저항에 지쳐 스스로 '백기'를 든 모양새였다.
오후 1시30분경부터 급증하기 시작한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1240억)가 대형주(+0.86%)를 상방 서행(徐行)시키지 않았으면 이날도 무위에 그칠 뻔 했다. 중형주(+0.66%)와 소형주(+0.49%)는 프로그램 매수가 확인된 2시경부터야 지지선이 구축됐다.
일본 및 대만 증시, D램현물가, 나스닥100지수선물 등은 모두 정적이 감돌만큼 움직임이 없었고 증시는 조타 기능을 다시 뉴욕에 넘겼다. 주도적 수급 주체였던 외국인의 순매수(+388억)가 급격히 줄어 들어, 내부 유동성 보강이 숙제임을 또 확인했다.
건설업종
아침부터 관심을 모았던 업종은 '10.29 부동산 대책'의 심리적 영향으로 하루 전 긴 음봉(종가가 시초가보다 크게 낮은 일봉 차트)을 그렸던 건설업이다. 그러나 정부 대책의 허점이 속속 알려지기 시작한 이날 주식시장의 결론은 이번 대책이 건설경기에 거의 타격을 주지 못한다는 쪽이다. LG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은 1% 내외 상승했고 현대산업개발은 3.94% 올랐다.
10.29 대책에서 발표된 강북 등 12~13곳의 뉴타운 선정과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제외 방침 등은 모두 건설업계의 민원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조봉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주로 부동산 투기지역인 강남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다른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며 건설업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라고 말했다.
보험업종
보험회사의 주가는 손해율과 반대 방향이다. 손해율이란 보험회사가 거둬들인 보험료 중에서 교통사고 등이 발생했을 때 피해자에게 지급한 보험금의 비율이다. 손해율이 높다는 것은 보험금 지급이 많았다는 것으로 보험회사 입장에서는 좋을 것이 없다.
4~7월 분기 LG화재의 손해율은 10.2%포인트 상승한 72.2%를, 동부화재는 13.8%포인트 상승한 75.3%를, 현대해상은 9.8%포인트 상승한 69.8%를 각각 기록하는 등 악화 일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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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이 손해율이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를 반영해 LG화재(+54.37%), 삼성화재(+14.45%), 현대해상(+15.30%) 등의 주가는 지난 8월 이후 점진적으로 오르고 있다. UBS증권은 30일 자동차 손해율이 회복되는 등 1~2개월내 보험업종의 발목을 잡던 부정적 요소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메릴린치 증권은 이날 삼성화재의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했다.
코스닥 M&A 테마주
M&A 관련주들이 침체에 빠진 코스닥 시장에서 틈새를 형성하고 있다. 휴먼정보기술은 닷새째 상한가에 올랐고 가산전자(-1.13%), 퓨센스(-0.93%) 등은 하락했으나 최근 들어 급등세다.
아직 M&A의 결론이 내려지지 않은 기업은 가산전자이다. 적대적 M&A 시도를 공개적으로 밝혔던 김주한씨는 이날 가산전자 주식 1.03%를 추가 취득했다. 회사측과 경영권 방어 및 쟁탈전이 진행형이다.
휴먼정보기술과 퓨센스는 우호적 M&A 추진 기업이다. 퓨센스는 최대주주인 나코인터랙티브와 주식 맞교환 방식으로 합병키로 전해지면서 상승했고 휴먼정보기술은 최대주주가 경영권을 김택진씨에게 넘긴다는 발표 이후 상한가 행진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테마보다 재무 상태를 먼저 따져라"고 조언한다.
은행株 조정
단기 급등한 은행주가 기업은행(+3.96%)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일제히 조정 장세를 보였다. 기업은행은 유일하게 코스닥에 등록된 은행으로 거래소행을 추진 중에 있다. 이병건 동부증권 연구원은 "거래소 이전, GDR 발행 등을 통해 5.7%에 불과한 유동주식이 20% 수준으로 늘어나 기관 및 외국인 투자가의 관심 집중이 기대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10월 상승폭만 26.49%에 달할 만큼 단기 급등이 컸다.
거래소 은행업종 지수는 이날 0.02% 상승했다.
반도체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52주 최고가를 기록했다. 반등하던 D램 현물 가격은 그러나 이날 주춤했다. 삼성전자(+0.86%), 아남반도체(+0.70%), 하이닉스(+1.36%) 등 반도체주도 강보합 수준에 머물렀다. 관심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랠리를 이어갈 것이냐는 점이다.
미 CBS마켓워치의 잭 로스타인 기자는 "문제는 반도체주에 신규 투자자금이 들어올 수 있느냐는 점"이라며 "해답은 없으며 적절한 손절매 구간을 설정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인텔의 주가는 올 들어 110% 올랐다"며 "만일 인텔의 주가가 10월 고점(32.74달러) 위로 오를 경우 지속 보유할 가치가 있다"고 밝혔다. 인텔의 29일 종가는 10월 고점과 거의 같은 수준인 32.80달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