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日급락, 악재 아니다"
해외 증시의 탄력 부족이 도약을 늦추게 했다. 일본 증시는 5일선 회복에 실패했다. 외국인이 매수한 증권과 보험 업종의 오름세가 두드러졌으나 장 후반 시세는 둔화됐다. 일봉 차트에서 윗 꼬리를 길게 단 종목이 많아 장중 추격 매수는 손실로 연결됐다.
그렇지만 3분기 확정 실적에 따라 '환호'한 종목이 적지 않아 '기업 실적'은 주가에 영원한 재료임을 또 확인했다. 14일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의 종가는 각각 809.89(-3.22p, 0.39%), 46.90(-0.07p, 0.14%)이다. 한 주간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의 상승폭은 각각 0.73%, 2.63%이다.
외국인의 매수는 업종내 핵심 종목으로 옮겨갔다. 다만 블루칩의 집중 매수에도 주가가 하락한 것은 프로그램 매물(-808억)과 추가 상승에 겁을 먹은 개인(-287억)과 기관(-1647억)의 매도 때문이다.
外人, 업종 대표주만 매수
외국인은 철강금속(+191억), 전기전자(+646억), 운수장비(+223억), 전기가스(+150억), 금융(+459억), 제조(+1305억) 업종 등을 순매수(+2088억)했다.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순서는 이들 업종의 대표 종목들이다.삼성전자(+419억),삼성화재(+183억),POSCO(+155억),한국전력(+148억),SK텔레콤(+138억),현대차(+130억),대신증권(+89억),농심(+83억) 등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은 무엇을 살 지 딜레마에 있다. 농심, 현대백화점 등 내수 대표주들도 이미 사상 최고가에 근접했다. 따라서 다음주 외국인은 또 다시 삼성전자를 매수하면서 후발주자와의 수익률 갭을 벌일 수 있을 것인지, 계속해서 지수 부담을 비켜가는 우회로를 모색할 지 진검승부가 일어날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일본 증시 급락
한동안 국내 증시와 동조화를 보였던 일본 증시가 급락했다. 닛케이 평균 주가의 종가는 1만167.06(-170.61p, 1.65%)이다. 5일선(10288) 회복에도 실패했다. 단기 이동평균선은 역배열이다. 심리적 지지선인 1만선에 기대고 있다.
일본 증시의 급락은 크게 두가지 원인 때문이다. 첫째, 엔/달러 환율 하락이다. 도쿄 외환시장 종가는 108.08이다. 홍춘욱 한화증권 투자전략 팀장은 "엔화 강세가 수출 기업의 실적 우려감을 키웠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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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는 10년 장기 불황의 고질병 '디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일본 내각부는 3분기 국내총생산(GDP)가 전분기대비 0.6% 성장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예상치(0.3% 성장)보다 좋았다. 그러나 GDP 디플레이터는 2.7% 하락했다고 발표한 것이 악재가 됐다. GDP 디플레이터란 일본에서 생산된 최종 생산물의 종합적인 물가 지표를 나타낸다. 성장은 하고 있으나 명목 GDP는 줄었다는 것으로, 물가 하락 이어지는데 기업 실적 좋아지겠느냐는 반응이 투자자들 사이에 나타났다.
셋째는 일본 정치권의 리더십 우려감이다. 자민당의 과반수 의석 확보 실패가 리더십 약화를 가져와 일본 금융 구조조정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총체적으로 일본 증시의 급락은 엔화 강세에 따른 수출 환경 악화, 디플레이션에 따른 내수 경기의 회복 우려감, 리더십 위기에 따른 금융 구조조정 지연 등에 원인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일본 증시 하락, 악재 아니다"
일본 증시가 하락하는 것은 단기 시각에서는 우려가 된다. 외국인은 일본, 대만, 한국 증시의 주식을 거의 같은 비율로 매수했다. 예를 들어 3개 국가의 전체 시가총액에서 올해 외국인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모두 4% 가량으로 비슷하다. 역으로 보면 일본 증시에서 외국인의 이탈은 '바이 아시아'의 둔화를 의미한다.
그러나 이원기 메릴린치 전무의 해석은 사뭇 다르다. 외국인의 '바이 코리아'는 한국 기업의 내부 동인에 이끌려 유입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이 강해지는냐, 세계 경쟁 구도에서 우리나라 기업들이 경쟁사를 이기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한국 기업들은 지금 여러 산업에서 이기는 게임을 하고 있다. 각 산업군에서 점유율이 늘어나고 특히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자동차 등에 괄목할 성장을 이뤘다. 외국인은 한국 기업의 제품이 고급화되고 있고 한국 금융시장이 다변화되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삼성 때문에 소니가 흔들린다. 현대차가 잘 할수록 일본의 2류 자동차 회사들은 어려워지는 것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배 오르는 동안 소니는 하락을 거듭했다. 한국 증시와 일본 증시가 '커플링(동조화)'될 이유가 없다. 커플링됐다면 일본 증시가 4만에서 1만으로 75% 급락하는 동안 왜 한국 증시는 1000에서 800으로 20%만 하락했겠느냐"고 말한다.
그는 "주식 투자는 기업의 지분을 사는 것이다. 곧 특정 기업이 돈을 잘 버느냐 못버느냐가 중요하다. 환율 불안, 북핵 우려, 이라크 전쟁, 유가 상승 등 수많은 악재에도 종합주가지수가 800을 넘은 것은 한국 기업들이 장사를 잘하고 돈을 벌었기 때문이었지 일본 증시가 상승했기 때문이 아니다. 외국인의 순매수도 풍부한 해외 유동성 때문이 아닌 한국 기업들의 실적이 나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 기준이 까다로운 외국인들이 단순이 돈이 넘친다고 해서 한국 기업을 매수하지는 않는다. 외국인은 한번 투자를 결정할 때 수십번의 고민과 기업방문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마지막으로 "비관적으로 보면 끝이 없다. 일본 증시 하락이 단기적으로 영향을 줄 수는 있다. 그러나 하루하루 움직임은 중요하지 않다. 1~2년만 봐도 각 나라가 사정은 다르다. 한국 기업은 구조적으로 강해지고 있다. 이 점을 외면하지 말자. 국내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와중에 좋은 주식은 모두 외국인 손에 넘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증권주
거래소 업종 중 가장 큰 폭(+3.24%) 올랐다. 업종 전체로 1개월래 최대 규모 거래량이다. 그러나 업종 지수 일봉은 윗 꼬리를 길게 단 양봉이다. 장 후반 탄력 둔화를 말하는 것으로 다음주초 투자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그렇지만 5일선(1121) 역시 지지가 되고 있어 추세는 살아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대신증권(+4.80%)은 외국인의 집중 매수세가 유입됐다. 외국인은 89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순위 8위이다.삼성증권(+1.95%),굿모닝신한증권(+2.71%),현대증권(+3.02%),대우증권(+3.02%) 등도 값은 올랐으나 윗꼬리가 모두 길었다.
보험주
증권 업종과 달리 보험주는 장 초반 강보합세가 마감까지 유지됐다. 삼성화재(+2.93%)는 마감 동시호가에서 200원 추가로 올라 강한 뒷심마저 보였다. 외국인은 183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순매수 순위는 3위이다.LG화재(+1.27%)는 UBS증권 창구를 통해 20만주 매수 주문이 체결됐으나 삼성화재의 주가 흐름보다는 기복이 심한 편이다.현대해상(-1.23%)은 보통주 가운데 유일하게 하락했다. 재보험 기업인코리안리(+2.78%)는 11월 들어서만 25.42% 급등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