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반도체 부진, 나스닥 1.8%↓

[뉴욕마감]반도체 부진, 나스닥 1.8%↓

정희경 특파원
2003.11.15 06:24

[뉴욕마감]반도체 부진, 나스닥 1.8%↓

[상보] "본격적인 조정인가." 뉴욕 증시가 14일(현지시간) 경제지표가 엇갈린 가운데 기술 기업에 대한 차익 실현 매물이 잇따라 나오면서 다시 하락했다.

출발은 상승세였다. 그러나 이내 하락 반전했고, 전날과 반대로 오후 들어 낙폭이 확대됐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69.26포인트(0.70%) 하락한 9768.68로 9800선을 밑돌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반도체주 부진으로 37.09포인트(1.89%) 떨어진 1930.26을 기록했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8.06포인트(0.76%) 내린 1050.35로 장을 마쳤다.

3대 지수는 3주 만에 주간으로 하락했다. 다우 지수는 한 주간 0.4%, S&P500 지수는 0.3% 각각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2.1% 하락했다. 이날 거래량은 뉴욕증권거래소 13억3700만주, 나스닥 18억1700만주 등으로 전날과 비슷했다. 두 시장의 하락 종목 비중은 65%, 78% 등으로 기술주들이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전문가들은 시장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이 그동안 급등했던 종목들을 팔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곧 추수감사절 등 연휴 시즌에 들어가 뚜렷한 상승 촉매가 나타나지 않는 한 박스권에 묶일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왔다.

빅토리 캐피털의 빈센트 퍼렐 회장은 순익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소형주들이 랠리를 주도했기 때문에 시장이 앞으로 조정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S&P 500 지수의 목표가를 1150으로 제시했다. 그는 최근 하락이 순익이 좋은 대형주로 옮겨갈 수 있는 기회가 된다고 지적했다.

기술주 부진에는 델 컴퓨터 등의 실적 전망이 매우 밝지 못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델은 전날 예상을 충족하는 실적을 발표한 후 정보기술(IT) 투자 전망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시각을 제시했다. 최고경영자인 마이클 델은 오랫동안 지연됐던 교체 수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반면 최고운영책임자인 케빈 롤린스는 대기업들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라고 전했다.

뮤추얼펀드에 대한 당국의 조사가 확대되면서 찰스 슈왑 등의 부적절한 거래가 드러난 것도 시장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는 제약, 금, 정유 등을 제외하고는 부진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2.9% 하락한 509.96을 기록했다. 최대 업체인 인텔은 2.7%, 최대 장비업체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은 4.8% 각각 떨어졌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는 0.9% 내렸다.

델 컴퓨터는 0.8% 하락했다. 소프트웨어 업체인 BEA 시스템즈는 매출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10% 급락했다.

온라인 증권사인 찰스 슈왑은 내부 조사과정에서 일부 계열사가 마켓 타이밍, 연장 매매를 한 사례가 적발됐다고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보고, 8% 하락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은 메릴린치가 내년 순익 전망치를 하향 조정한 가운데 1% 떨어졌다. 메릴리치는 일부 사업 부문이 부진한 데다 비용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했다. 같은 다우 종목인 엑손 모빌은 앨러배마주에 118억 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이 내려지면서 0.9% 떨어졌다.

반면 제약업체들은 의회가 처방의약에 대한 유리한 결정을 이끌어 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올들어 상승폭이 작았다는 점이 매수를 촉발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머크는 1.7%, 존슨 앤 존슨은 3.8% 각각 올랐다. 화이저는 1.8% 상승했고, 아멕스 제약지수는 1.6% 올랐다.

한편 경제지표는 엇갈렸다. 상무부는 10월 소매 판매가 자동차 부진으로 0.3%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9월 판매는 0.2% 줄었다. 자동차를 제외한 소매판매는 0.2% 늘었으나 같은 기준의 전달 증가폭 0.3%에 미치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0.2% 감소를 예상했었다.

미시건대의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예상(91)보다 높은 93.5를 기록했다. 이는 전달의 89.6보다 크게 상승한 수준이며, 지난해 5월 이후 최고치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10월 산업생산이 0.2% 늘어나고 가동률은 7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가동률은 전달의 74.9%를 웃도는 것으로, 올 2월 이후 8개월 만의 최고 수준이다.

이와 별도로 노동부는 10월 생산자물가가 0.8%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달의 0.3%를 크게 웃도는 물가 상승은 디플레이션 가능성을 줄이면서 경제 회복이 진행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전문가들은 0.1% 상승을 예상했다. 무디스의 이코노미스트인 존 론스키는 올 연말 연휴시즌 매출이 지난해 보다 5% 증가할 것이라며, 생산자 물가 상승이 인플레이션을 유도하지도, FRB가 걱정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채권은 FRB 간부들이 저금리 지속 의지를 보이면서 전날에 이어 상승했다. 달러화는 혼조세였다. 국제 유가는 상승세를 이어가 배럴당 32달러 선을 돌파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12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47센트 오른 32.37달러를 기록했다. 유가는 한 주간 5% 급등했다. 금값도 올랐다. 금 12월물은 장중 온스당 399.40달러까지 상승했다 전날 보다 3.70달러 오른 398달러에 거래됐다.

유럽 주요 증시는 상승했다. 영국 런던의 FTSE 100 지수는 24.00포인트(0.55%) 오른4397.00, 프랑스 파리의 CAC40 지수는 36.05포인트(1.06%) 상승한 3448.60을 각각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 푸르트의 DAX 지수는 31.81포인트(0.84%) 오른 3797.4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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