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美 증시가 떨어진 이유
증시가 하락하고 있다. 후세인 효과는 '하루살이'에 불과했다. 미국 증시에서는 그나마 오전장에 잠깐만 위력을 발휘하는 '반일장 효과'밖에 유발하지 못했고 미국 주요 지수는 하락했다.
생각해보면 참 이상하다. 후세인 효과의 약발이 없다고 인정한다 하더라도 미국 증시가 후세인이 체포됐다는데 떨어질 이유는 없지 않은가. 지난주말 2일간의 상승이 부담스럽다는 말은 이유가 안 된다. 지난주 2일간의 상승폭은 다우지수가 1.2%, 나스닥지수가 2.2%였다. 그리고 후세인이 체포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다우지수는 0.9%, 나스닥지수는 1.6% 떨어졌다.
물론 오늘(16일) 밤 미국 장의 움직임이 중요하다. 호재에 둔감한 흐름을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하루 늦은 후세인 효과가 나타날 것인가 하는 점 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최근 미국 투자자들의 태도 변화이다.
CBS마켓워치의 칼럼니스트 토미 킬고어는 후세인 체포 소식이 전해진 날 "교차로에 선 증시"란 제목의 칼럼을 발표했다. 내용은 크게 2가지다. 첫째는 후세인 체포와 같은 펀더멘털 외적인 정치적 요인은 시장의 상승 혹은 하락 속도를 빠르게 하거나 늦추게 하거나 하는 역할은 하지만 증시의 방향 자체는 바꾸지 못한다는 점이다. 둘째는, 안타깝게도 현재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지 않고 교차로에 서 있다는 점이다.
킬고어가 미국 증시가 교차로에 서 있다고 보는 이유는 간단하다. 올 3월 증시가 바닥을 쳤을 때 이라크전쟁은 시작되기 전이었고 경제지표는 여전히 부진했고 기업지배구조는 여전히 문제였다. 그러나 그 바닥에서 주가는 위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래는 불확실하지만 투자자들은 더 나빠질 수는 없을 것이라는, 앞으로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다.
증시가 앞서 오른 이후 펀더멘털이 경기를 따라잡기 시작했다. 경기는 정말로 "봐라 오를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지 않느냐"는 식으로 생각 이상으로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문제는 최근 나오는 경제지표들은 좋긴 하지만 아주 좋은 수준은 아니라는 점이다. 특히 고용시장 회복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전세계 증시는 올해 급등했다. 경제지표도 좋다. 모든 상황이 올 3월에 비해 좋다. 그 때와 같은 점이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사실 뿐이다. 그러나 그 때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알 수 없다는 점은 같지만 투자자들의 태도는 변했다. 그 때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이 있었지만 지금은 지금보다 더 나아질 수 있을까 '의심'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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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증시가 최근 경제지표 호전이나 기업들의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상승 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희망'이 아니라 이러한 '의심' 때문이다. 강세장이 우려의 벽을 타고 오르는 것은 우려하면서도 희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좋아서 걱정할만한 거리가 별로 없다. 그러나 '더 이상 좋을 수가 있을까'란 의심이 희망을 대체하고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 외국인들의 매수 포지션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의 등락에 관계없이, 미국이 떨어져도 많이 팔지 않는다. 때로는 미국이 떨어져도 산다. 매수 강도는 약해졌지만 매수 입장은 변치 않았다.
이러한 외국인의 태도가 내년의 글로벌 경제와 한국의 내수 회복, 중국 모멘텀 지속 등에 대한 '희망' 때문일까. 미국에 대해서는 다소나마 의심을 갖고 있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 대해서는 여전한 희망을 갖고 있는 것일까.
한국의 증시 전략가들 사이에서도 점점 내년 증시에 대한 낙관론이 고조돼가고 있다. 외국인의 바이 아시아, 혹은 바이 차이나, 혹은 바이 코리아가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그러나 미국 증시가 정말 교차로에 서 있는 것이라면 외국인들의 입장 역시 곧 교차로에 설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오늘과 같이 주가가 떨어질 때마다 들어와 매수를 해주는 국내 개인 자금이 늘어난다면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다. 국내 증시가 최근 강한 이유는 외국인은 선현물 시장에 돈을 쏟아부어 주가를 끌어올리고 주가가 떨어질만하면 개인이 저가 매수에 나서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국내 증시는 미국 증시에 비해 떨어질 때 낙폭은 제한적이면서 오를 때 상승폭은 더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