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배당락 이후 PR매매 변화?

[오늘의 포인트]배당락 이후 PR매매 변화?

권성희 기자
2003.12.26 11:46

[오늘의 포인트]배당락 이후 PR매매 변화?

외국인들이 순매도 전환하자 지수가 힘없이 떨어지고 있다. 4일째 약세. 이번주들어 '후약'의 모습을 지속하며 시간이 갈수록 낙폭을 확대하고 있다. 787선까지 밀린 상태. 심리적 지지선인 800선이 무너졌기 때문에 다음 지지선은 60일선이 놓인 780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 자체가 큰 것은 아니지만 올 3월 이후 지수를 상승 견인해왔던 외국인들이 한 걸음 물러서자 증시는 그야말로 매수 공백 상태다. 그나마 프로그램 매수세만이 간신히 시장을 떠받치는 모습.

오늘(26일)은 외국인들의 선물 매수가 현물 배당을 감안한 실질 베이시스를 플러스로 간신히 유지하며 프로그램 거래가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프로그램은 128억원 가량 순매수. 이 순매수가 지수 낙폭을 제한시키고 있다. 문제는 배당금 기산일인 오늘 이후의 프로그램 매매 변화 가능성이다.

"증시에서 수급적 지지 역할을 해왔던 프로그램 매수가 오늘 이후부터는 배당 메리트 희석에 따라 오히려 매물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이혜린 교보증권 연구원)는 지적이다. 지난해에도 배당락 이후 연초까지 지속적으로 프로그램 매물이 출회되며 지수 하락을 초래했다.

이번주들어 증시의 눈에 띄는 약세는 해외 상황에서의 변화 때문이 아니라 수급적 요인 때문으로 파악된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증시만 유독 약세인데 외부 환경에서 변화는 없었지만 외국인 매수가 감소했다는 사실이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류 연구원은 "외국인 신규 매수가 미미한 가운데 매도가 늘어나면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점차 줄더니 최근 순매도 전환했다"며 "휴가 등으로 인한 연말 특수성과 정보기술(IT)주 부진 때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규모가 준다 하더라도 외국인 순매수 기조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펀드 자금 유출입 동향을 조사하는 AMG데이터서비스에 따르면 미국 주식형 펀드로는 이번주까지 7주째 순유입이 지속됐다.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 기조는 유지되고 있는 셈. 그러나 이번주 순유입 규모는 13억달러로 미미한 수준이었다.

안선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에서 주식형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지만 최근 3주일간 유입 규모는 줄고 있다"며 "자금 유입세가 장기화된데 따른 피로감과 유동성 속도 둔화, 연말 효과 등으로 국내 시장에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약화된 것이라고 파악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외국인의 매수대금이 정체 혹은 약화 현상을 나타내는 반면 매도금액은 늘어나는 양상이라는 점.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올 11월부터 외국인들의 일일 총매도 규모가 4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과거 사례를 봤을 때 외국인들의 절대적인 매도금액 증가는 전반적 매매 기조가 순매도로 전환하기 직전에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외국인들의 총 매수대금이 크게 약화된 것도 아니며 해외 펀더멘털상 변화도 없기 때문에 최근 외국인 총 매도금액 증가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지만 최소한 주시할 필요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올해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매수는 공격적으로 늘어나 외국인 지분이 40%를 넘어섰지만 직접투자(FDI)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FDI와 달리 주식 포트폴리오 투자는 외국인들이 언제든지 털고 나갈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최근 외국인들의 소폭 순매도 경향에 이어 배당락 이후 프로그램 거래까지 적극적인 순매도는 아니라 하더라도 매수 공백 상태를 나타낸다면 추가 조정 가능성은 배제하기 힘들다. 올 11월 이후 외국인과 프로그램 매수가 사실상 증시의 양대 매수축으로 지수를 떠받쳐왔기 때문이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은 "기관의 올 3분기말 자산 대비 주식비중은 4.4%에 불과하기 때문에 연초에 주식 비중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올해 매도 공세로 일관해온 기관이 새로운 매수 주체로 증시를 지지해줄 것인지는 지켜봐야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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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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