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은행주 낙관할 때?
2003년의 마지막 거래일 30일이다. 산타 랠리는 없었어도 연말 효과는 살아있음을 방증하듯 초강세다. 오전 11시52분 현재 14.11포인트 오른 806.55. 기관만 252억원 순매수할 뿐 개인과 외국인 모두 순매도고 프로그램마저 매도나 규모가 크지 않다. 외인, 개인, 기관 모두 적극적으로 매매에 나서지 않는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매가 올해말 종가를 결정짓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증시 강세는 "미국에서 나스닥지수가 2000포인트를 넘어서는 등 랠리를 누렸다는데 고무된 것이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증시의 변함없는 강세로 인해 내년 장세에 대해서도 낙관론을 고수할 수 있게 된 것이 증시에 상승 탄력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의 랠리는 올해 4분기 실적이 7분기째 전년 동기비 증가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실적 모멘텀이 근거가 되고 있다."(서정광 LG투자증권 연구원)
사실 마지막 거래일에는 시황과 관계없이 주가는 오르는 경향을 보였다. 하민성 대한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 가운데 이라크 전쟁 불확실성과 북핵 리스크가 고조됐던 2002년만 제외하고 나머지 4개년에는 모두 마지막 거래일에 주가가 올랐다.
하 연구원은 "이는 특별한 시황을 반영한다기 보다 새로운 시작에 대한 기대감을 실은 매수 유입과 매도 자제로 인한 상승으로 추정된다"며 "향후 진행될 지수 재상승을 위한 토대 조성과 이에따른 기술적 등락을 염두에 두고 저점 매수로 주식 비중을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올해 종합주가지수가 500대에서 800대로 뛰어올랐음에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명해지면서 오르는 종목만 올랐다는 점. 내년에도 이러한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종목 및 업종 선택이 중요해지고 있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의 경우 "올해 증시는 수출주와 내수주라는 구도로 진행됐다기 보다 업종대표주와 주변주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형성해왔다"며 "이러한 현상이 내년에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업종 대표주를 매수하라는 권고인 셈. 그렇다면 업종별로는 어떤 종목이 유망할까. 올해 부진했던 금융주를 주목하라는 주문이 늘고 있다. 이남우 리캐피탈 사장은 "금융주에서 대박 종목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화탁 동부증권 연구원도 "내년은 실적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내년에 가장 큰 폭의 실적 호전이 예상되는 업종은 은행주"라고 밝혔다. 장 연구원은 "LG카드 문제가 남아 있긴 하지만 가계부채와 카드채 문제는 이미 해결국면에 들어섰다고 보기 때문에 이익 신장 여력이 큰 은행주에 주목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나 장 연구원은 이것이 은행주가 상승 주도주가 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올해는 IT주가 홀로 장을 끌어왔으나 내년에도 강세장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금융주가 다른 한 축으로써 올라줘야 한다는 의미"라며 "내년 장세가 얼마나 좋으냐를 결정짓는 바로미터는 은행주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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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호 미래애셋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은행주를 낙관하지만 장 연구원과 달리 IT주 상승 모멘텀은 급격히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팀장은 "PC 수요 증가세가 고점에 근접하고 있어 IT기업의 매출액 증가세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에 IT주 상승 탄력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신 올해 덜 올랐던 유통주와 함께 은행주를 비롯한 금융주가 초과수익을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이 팀장은 "다른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내년 장세를 전강후약으로 보고 있는데 나는 상반기 조정 하반기 랠리로 예상한다"며 "은행주도 내년 하반기 가서야 본격적인 강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유욱재 삼성증권 연구위원도 "은행주는 내년초 은행들의 구조조정과 실적 현황 등을 살펴본 뒤에 입장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현재로서 은행주가 좋을 것이라고 얘기하기는 이른 것으로 파악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팀장이 IT주가 최근의 부진한 흐름을 내년에도 이어갈 것으로 것으로 예상하는 것과 달리 유 연구위원은 IT주를 낙관하는 편이다. 현재 공장가동률이 80%를 유지하는 만큼 설비투자가 늘 것으로 보기 때문에 설비투자 관련주와 중국 수혜주가 초과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설비투자와 중국 관련 수혜주 가운데 핵심은 IT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