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기대와 현실 사이
종합주가지수가 며칠째 850p 부근에서 횡보하고 있다. 14일 지수는 조정 하루만에 상승반전에 성공했다. 종가는 전날대비 1.19포인트(0.14%) 오른 849.62. 전날 망치형에 가까운 음봉에 이어 이번엔 꼬리보다 머리가 좀 더 긴 양봉을 그렸다. 둘다 약세형이다.
시장은 하루 앞으로 다가온삼성전자의 실적발표를 앞두고 다소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이미 지수가 850p까지 쉼없이 올라오며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반영됐다. 연초 랠리라는 1라운드가 끝나고 실적발표라는 2라운드를 앞두고 있는 것.
◆시황읽기
이날 지수 상승은 프로그램 매수세에 힘입은 바 크다. 오랜만에 차익거래에서 2137억원이라는 대규모 순매수가 들어왔다. 외국인은 미국증시 약세마감에 장초 매수를 꺼렸지만 이내 매수우위로 전환, 520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1150억원의 차익실현 매물을 내놓으며 프로그램 매수에 정면으로 맞섰다. 개인 순매도에 상승폭이 크지 못했던 셈이다.
삼성전자가 조정을 보이며 3일째 하락했다. 외국인이 538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주가를 떨어트렸다. 50만원을 기점으로 차익실현에 나섰나 싶은 의혹도 든다. 이밖에SK텔레콤과국민은행POSCO 등 시총 상위 4개 종목이 나란히 하락했다.
삼성전자 등의 부진을 틈타 중저가 대형주에 매기가 이전되는 모습이다. S-Oil(3.51%), 삼성SDI(3.11%), 현대차(2.68%)와 기아차(5.17%) 등이 상승했다.
코스닥도 0.14포인트(0.31%) 오른 45.84를 기록, 강보합 마감했다. 역시 조정 하루만의 반등이다. 거래소와는 달리 코스닥은 시총 1위 KTF가 주가를 끌어올렸다. KTF는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되며 주가가 6% 이상 올랐다. 반면 NHN과 다음 등 주요 인터넷주들이 하락했고 상승종목에 비해 하락종목의 수가 더 많아 내용은 부실하다.
◆실적, 기대와 현실 사이
삼성전자와 인텔의 실적발표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2조3000억~2조70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상최고치 수준인 만큼 실적은 나쁘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의 관심은 '다 알려진' 묵은 실적보다는 올해 실적 전망치 및 사업계획 등에 쏠려있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다면 일시적으로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커질 가능성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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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석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실적호전이 이미 시장에 반영돼 실적발표 당일 탄력은 떨어질 것"이라며 "미국 역시 인텔의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가 어느정도 반영돼 차익매물의 압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성주 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는 등 투자자들의 눈높이가 높아져 있다"며 "실적발표로 조정을 보일 가능성은 있겠지만 추세는 아닐 것"이라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예상실적을 뛰어넘지 못하면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설수도 있으나 여전히 IT모멘텀은 유지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경우 올 1분기 역시 이익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조정이 오히려 저가매수의 기회가 된다는 설명이다.
◆외인 열기 주춤...증시 완급조절 돌입?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이날 부쩍 줄어든 외국인의 매수규모를 두고 "정상적 일평균 매수규모로 수렴해 가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수가 850p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외국인이 랠리의 주역으로 떠올랐지만 이제 이들의 매수열기가 다소 식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적 호전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고, 이후 외국인 매수열기가 진정되는 시나리오라면 앞으로 모멘텀을 제공할 만한 호재는 별달리 없어 보인다.
류 연구원은 "랠리가 이어지고는 있으나 속도는 둔화될 전망"이라며 "미국 증시가 실적에 선반영한 측면이 강하고, 시총 상위 종목들에 대한 가격부담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로는 연말연초 상승에서 소외됐던 중가권 주식들의 가격 맞추기가 진행될 것"며 "주도주가 부각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주도주는 간다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단기 조정 가능성은 있지만 추세 훼손은 아니라는 전망이 더 많다. 이미 시장은 지수 1000p로 눈높이를 높인 상황이다.
오태동 우리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신고가를 계속 경신하고 있다는 것은 가격을 이기는 또다른 메리트가 있음을 의미한다"며 "최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종목들의 이익과 주가를 견줘봤을 때 비싸지 않다고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오 연구원은 "상반기까지는 중국 특수와 미국경기 호조가 반영되며 수출관련주들이 유망하다"며 "내수주는 하반기에 투자에 나서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연구원은 "실적시즌 돌입으로 850선에서 상승폭이 지지부진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850p를 1차 저항선으로 하여 1000p까지 추가적인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길게보면 4분기 실적이 좋은 기업이 주가도 상승할 것"이라며 "주가 상승여력만해도 25%에 달해 주식비중 확대 전략이 유효한 것으로 보고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둘 만한 종목으로는 전자관련주 중에서는 LG전자 LG마이크론 등을, 소재주 가운데서는 LG화학, 제일모직 등을, 철강주 중에서는 POSCO 등을 들었다.
김성주 연구원은 "지수가 850p에서 횡보하며 반도체 등 대표IT주에서 PDP등 여타 중소형 IT로 매기이전이 되고 있다"며 "이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조정여부에 상관없이 IT섹터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짤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