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재료노출, 제2라운드 돌입
삼성전자가 실적발표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예상치를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에 향후 전망도 밝지만 시장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기대치는 다 반영됐다는 투다. 15일 거래소 시장에서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3.96p 내린 845.66으로 장을 마쳤다. 847선에 걸쳐있는 5일선을 하향 이탈했다. 외국인이 11거래일째 순매수(2230억원)에 나섰지만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나오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프로그램 매도를 앞세운 기관은 2666억원을 순매도했다. 조정기의 '구원투수' 개인은 491억원 순매수다.
◆외국인이 이상해
외국인은 이날 2000억원 이상을 순매수하며 매수규모를 전날의 4배 이상으로 늘렸다. 30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그나마 막아낸 주역이다. 올해 들어 매수규모만도 2조8700억원에 달한다. 대신 외국인은 선물시장에서 5848계약이라는 대규모 순매도에 나서 베이시스를 악화시켰다. 이날 5분 평균 베이시스는 0.55p, 전날 0.73p에 비해 크게 감소한 수치다. 선물의 외국인은 프로그램 매물을 부르고 현물의 외국인이 다시 이를 소화한 격이다. 선물 시장의 매도는 일본증시의 하락이나 나스닥 선물의 약세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같은 맥락이다. 이날 닛케이255는 인텔 등 美 기업의 실적발표 후 미국 선물이 약세를 보인데 영향받아 1.82% 하락 마감했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수-매도 반복에 대해 주시하는 눈이 많다. 외국인은 지수가 상승한 12일과 14일 모두 4000계약에 육박하는 선물 순매수에 나선 반면, 지수가 하락했던 13일과 이날은 각각 5765계약과 5848계약을 순매도했다. 850p에 부담을 느끼고 헷지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지승훈 대투증권 연구원은 "3일 연속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순매수 순매도를 번갈아 하고 있다"며 "헤징 세력이 많으면 순매도를, 투기세력이 많으면 순매수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그는 "만일 최근 유입된 주식 자금이 환차익을 노리는 자금이라면 선물 매도를 통해 주식 리스크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의 보유주식이 많다는 점과 이들의 주식매수자금 성격 등이 선물시장서 외국인의 매매규모를 크게 만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료 노출, 완만한 흐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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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당분간 외국인의 선물 매매패턴에 주가가 좌지우지될 가능성도 농후하다. 전문가들은 이미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충분히 주가에 반영된 만큼, 앞으로는 상승세가 완만해지며 실적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 증시 상승이 모멘텀이 될 수 있을 터이나, 미국도 실적시즌이란 점에서 처지가 크게 다르진 않다.
이번주 들며 주가는 징검다리로 상승하는 모양새다. 850p이 강력한 저항선임은 주지의 사실이 됐다. 12일 0.65% 올랐고 13일 0.28% 내렸다. 14일 0.14% 상승에 이어 이날은 0.47% 하락이다. 하락시에는 프로그램 매물이 장을 주도했고 그 배경에는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가 있었다.
프로그램 매도는 일시적으로 장을 하락시키는 원인이 되기는 하지만, 잔고가 가벼워진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이날 차익거래 매도규모는 대략 1750억원. 따라서 차익거래 잔고는 7000억원대 후반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강현철 LG증권 연구원은 "1월 중순까지의 랠리를 프리어닝시즌으로, 오늘부터 구정전까지를 본격적 어닝시즌으로 볼 수 있다"며 "상승추세는 유효하나 상승탄력 둔화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경험적으로 프리어닝시즌에 주가가 급격히 오르다 이후 조정을 거치며 완만히 상승하곤 했다"며 "연초 실적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올랐지만 이제 완만한 조정을 겪으며 지그재그 패턴의 주가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14일(현지시각) 美 인텔이 '어닝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지만 주가가 시간외거래서 2% 이상 급락했음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이미 기대치는 반영됐고, 새롭게 나오는 긍정적 소식들은 투자심리를 크게 돋궈주지 못한다는 것. 물론 인텔의 경우, 설비투자 계획이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받기는 했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텔과 야후가 어제 실적발표를 했고, 시간외 매매서 하락하며 국내 증시에 부정적 역할을 했다"며 "이에 외국인은 내일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예상에 선물서는 매도했으나 현물서는 순매수해 낙폭을 줄였다"고 평가했다. 성 연구원은 "현재 시장은 실적에 대한 전망이 주가에 반영돼 있어 실적발표가 저항선인 850p를 돌파할 모멘텀을 제공하기는 어렵다"며 "숨고르기나 속도조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지지선은 819p에 걸쳐있는 20일선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972억원 순매수해 업종 중 가장 많은 규모를 사들였다. 업종 대표주인삼성전자(580억원, 매수금액 기준 1위)를 포함해LG전자(300억원, 2위)와삼성전기(122억원, 5위), 삼성SDI(56억원, 15위) 등을 사들였다. 삼성전자가 긍정적 사업계획 등으로 주가 전망이 밝자, 업종내 다른 종목들로 매기가 이전된 것으로 풀이된다.
강현철 연구원은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업종 내 대표주를 조정시 매수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며, 이에 따라 실적호전주들의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실적 모멘텀이 있는 업종내 대표주는 조정시 매수로, 중소형주나 실적모멘텀이 없는 업종내 주식들은 비중을 축소하는 전략을 권한다"고 밝혔다. 실적호전이 예상되는 업종으로는 전기전자, 기초소재, 부품류 등을 꼽았다.
◆미국 증시 주요 이슈
오늘 밤 미국에서는 IBM이 당초 예상보다 닷새 앞당겨 실적발표를 한다. 아울러 소비자 물가지수 소매판매 주간실업수당신청건수 등의 경제지표 발표도 예정돼 있다. 시간외 거래에서는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 관심지표(제공:대우증권)
▶ 12월 소비자 물가지수(예상치 : 0.2% / 전월치 : -0.2%)
▶ 12월 소매매출(예상치 : 0.8% / 직전치 : 0.9%)
▶ 신규실업수당신청건수(예상치 : 350K / 직전치 : 353K)
▶ 1월 뉴욕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예상치 : 35.00 / 직전치 : 37.37)
▶ 美 개장전 실적발표 : IBM(예상치 : 1.50 / 전년동기 : 1.34)
▶ 美 개장전 실적발표 : 뱅크어브아메리카(예상치 : 1.77~1.78 / 전년동기 : 1.69)
▶ 美 장마감후 실적발표 : 쥬니퍼네트웍스(예상치 : 0.05 / 전년동기 : 0.01)
▶ 美 장마감후 실적발표 : 선마이크로시스템즈(예상치 : -0.05~-0.04 / 전년동기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