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인 주도 고점 높이기
설 연휴 이후 첫 거래일인 26일 거래소 종합주가지수가 870 직전까지 오르는 상승세를 보였다. 종가는 전날보다 7.67포인트 오른 869.04. 지난 2002년 5월17일(종가 875.04) 이후 최고치다.코스닥도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상승마감했다. 종가는 2.55포인트 오른 448.25. 이틀째 상승이다.
설 연휴 기간 중 미국증시가 하락했고 전세계적으로 IT모멘텀이 약화되는 현상이 나타났음에도 지수는 또다시 20개월래 최고치를 경신했다. 소위 '글로벌 유동성'에 근거한 외국인 매수세가 장을 끌어올렸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 시장에서 5360억원을 사들이며 15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에 나섰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611억원을 순매수, 올해들어 가장 많은 규모를 사들였다.
◆시황읽기-빗나간 예상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은삼성전자의 독주가 돋보였다. 삼성전자는 이날 장중 55만5000원으로 52주 신고가를 기록한 뒤 3.61% 상승한 54만50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하룻동안 3021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거래소 총 매수규모의 절반이 넘는다. 현재 삼성전자의 외국인 비중은 58%를 넘어선 수준. 그러나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좀 더 사모을 태세다.
이밖에 대형주인SK텔레콤과LG전자가 각각 3.02%와 3.58% 상승해 지수를 이끌었다. LG전자 역시 장중 7만원을 기록,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상승종목의 수가 302개로 하락종목의 수 446개에 턱없이 못 미쳤음은 이날 장이 몇몇 대형주들의 상승이 주도한 차별화 장세였음을 시사한다.
삼성전자의 상승세, 나아가 이날 국내 증시의 상승세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것이 시장의 반응이다. LG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증시가 휴장에 들어갔던 지난 한주간 전세계 시장에서는 IT등 기술주 중심의 조정 분위기가 짙어지고 있었다. World Index내 업종별 등락률을 보면, IT업종이 -1.4% 하락해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도 4거래일 연속 하락하는 등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보였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인텔 주가나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와 삼성전자의 주가가 동조화되지 않는 현상을 보이며, 국내 증시도 미 증시 조정에 상관없이 강세를 보였다"며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 실적이 긍정적인 것으로 전망되며 외국인의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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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급, 이상없다
이달들어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누적으로 3조8649억원을 순매수하며 이미 월간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연초 후 한국 관련 펀드로 큰 폭의 자금 순유입이 그치지 않고 있음을 그 배경으로 꼽았다. 한국 관련 펀드에 11주 연속 자금 순유입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이달 들어 들어온 자금은 40억9000만달러로 2001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월간 자금 유입규모다. 국내 외국인 순매수와 연관이 큰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펀드에도 2001년 이후 최고 규모인 5억5200만달러의 자금이 들어왔다.
김 연구원은 "뮤추얼 펀드 동향은 외국인 매매에 후행적으로 나타나지만 지난주 3일간 휴장이었음을 감안해야 한다"며 "오늘 외국인의 공격적 매수는 대기중이던 이들 자금이 한번에 집행되며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수에 그 효과가 눌렸지만 이날 5152억원의 프로그램 매도가 출회됐음도 주목해야한다. 매수차익잔고가 3000억원대로 줄어들며 프로그램 매물 부담에서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기관은 팔고 싶어도 더이상 팔 물량이 없어 보인다.
강현철 LG증권 연구원은 "실적모멘텀이 약화되며 주가가 소강상태를 보일 수 있지만 수급상 우위가 하방경직성을 유지해줄 것"이라며 "매수차익잔고의 지난해 최저수준이 2000~3000억원 수준이었음을 고려하면 현재 나올 수 있는 프로그램 매물은 1000억원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설령 외인 매수규모가 둔화되더라도 프로그램 매수세가 재유입될 가능성이 커 큰 폭의 조정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고점 징후 있나
긍정적인 수급상황을 바탕으로 당분간 삼성전자 등 대형주들이 주도하는 상승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장의 고점 징후는 △대량거래가 실린 장대음봉의 출현 △주가의 5일 이동평균선 하회 △5일 이동평균선의 방향 전환 등을 꼽을 수 있다. 아직까지 이같은 징후는 없지만 그렇다고 상승에 베팅하기에도 자신이 없는 상황이다.
김학균 연구원은 "실적발표 후 조정을 보일 수 있다는 시장의 예상이 빗나갔다"며 "결국 외국인에 의한 유동성 장세인만큼 고점을 예단하고 접근하는 것은 의미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주식보유자는 계속 보유하고 있다가 고점 징후가 나타날 때 매매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며 "어닝스 시즌 초기 주가가 고점을 기록한뒤 횡보한 것이 경험상의 흐름이었지만 현재 삼성전자의 강세로 인해 주가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덧붙였다.
강현철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가 실적모멘텀 둔화 가능성을 압도하고 있다"며 "1월말~2월초 사이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외국인 수급, 가벼워진 매수차익잔고 등을 고려하면 기존추세는 훼손되지 않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870선 상단부에서는 추격매수보다는 관망세를 권한다"며 "주식 보유자는 비중확대보다는 홀딩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