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그 얼굴이 그 얼굴

[오늘의 포인트]그 얼굴이 그 얼굴

권성희 기자
2004.02.17 11:25

[오늘의 포인트]그 얼굴이 그 얼굴

강세는 이어가고 있지만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줄면서 '간신히' 오른다는 느낌이 든다. 프로그램도 순매수지만 기관과 개인이 주식을 순매도하면서 지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17일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둔화된 것은 전날 미국 증시가 프레지던트 데이로 휴장, 쉬는 금융기관이 많아서인 것으로 파악된다. 중요한 것은 시장 강세를 주도하는 외국인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 다만 이날은 업종별 순환매가 두드러지는데 전기전자(IT)의 경우 차익 실현으로 순매도인 반면 은행에 대한 매수세는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운수장비로도 매기가 몰리는 모습.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최근들어 외국인들이 많이 샀던 종목에 대해서는 차익 실현 매물과 신규 매수가 맞붙으며 외국계 증권사 창구 사이에서 매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KT와 한국전력, LG전자, 우리금융 등으로는 뚜렷한 외국인 매수 우위.

이에대해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 등 최근 외국인 선호 종목들의 주가가 오름에 따라 부담감도 점증하기 때문에 후발 주자로 매기가 도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이러한 후발주자로의 순환매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대표종목으로의 시장 재편은 지난해부터 계속되고 있는 시장의 테마라고 강조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도 "대형주 중에서는 LG전자의 상승세가 돋보이는데 결국은 그 얼굴이 그 얼굴"이라며 "50여개 정도의 업종 대표주들이 돌아가며 오르는 추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업종 대표주에 대한 매수 후 보유(Buy&Hold)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

새로운 종목을 발굴해서 투자 종목 풀(Pool)을 넓혀야 하는 장세가 아니라 투자 종목을 슬림화해서 집중해야 하는 장세라는 지적. 다만 지수가 900에 근접했고 대형주 시세는 이보다 더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는 점을 감안할 때 분명 기대 수익률은 낮춰야할 때라고 김 연구원은 밝혔다.

최근 시장에서 재미있는 현상은 한국 관련 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됐다는 조사결과에도 불구하고 한국 시장에 대한 외국인 순매수세는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서 리저널(지역;Regional) 펀드에서의 리밸런싱(Rebalancing: 자산 재분배)이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오현석 연구위원은 "아시아 펀드 등 지역펀드에서 지난해 많이 오른 태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차익을 실현하고 이 자금을 한국과 대만 등으로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기 회복에 따른 채권에서 주식으로의 자금 이동과 달러 약세로 인한 비달러화 및 실물자산 선호에 이어 리저널 펀드에서의 자산 재분배가 외국인 매매의 큰 특징으로 파악된다는 설명.

아울러 아시아 관련 펀드의 최근 자금 유출이 한국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는 지적도 있다. 김학균 연구원은 "아시아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크지 않았고 이머징마켓 펀드에서 자금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갔는데 이머징마켓 펀드에서의 자금 유출은 아시아보다는 남미에서 일어났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게다가 최근 삼성전자 등 우량주를 많이 사는 펀드들은 지역펀드나 이머징마켓 펀드 등 소위 한국 관련 펀드가 아닌 것도 많다. 전세계 기술 성장주를 테마로 투자하는 테크놀로지 펀드와 전세계 우량주에 주로 투자하는 글로벌 펀드도 한국 증시에 많이 들어오고 있다는 것. 이들 테크놀로지 펀드와 글로벌 펀드의 경우 수익률이 높은 것보다는 수익률이 좀 낮더라도 변동성이 낮은 것을 선호한다. 이들 펀드가 들어오고 있다는 것은 한국 증시에 대한 재평가가 어쨌든간에 진행 중이라는 의미.

박천웅 모간스탠리 상무(리서치 헤드)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한국 증시의 변동성이 축소되면서 점진적인 시장 재평가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로인해 과거 사이클에 비해 하락 리스크는 훨씬 줄었다고 지적했다. 또 큰 하락세 이후의 큰 폭 상승(즉 큰 변동성으로 인한 높은 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수익률이 훨씬 더 한국 증시의 투자 매력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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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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