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외국인 '제2 농심'찾기 토끼눈
증시에 물갈이 바람이 불고 있다.삼성전자POSCO삼성SDI등 그동안 외국인 매수가 집중돼 사상 최고치까지 올랐던 고가-업종대표주가 주춤하고,한일시멘트대림산업계룡건설등이 새롭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런 종목들은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원에 불과해 그동안 외국인의 관심을 받지 않았고 △주가수익비율(PER)이 2~5배로 저평가돼 있었지만 △수익 및 자산가치가 뒷받침되고 있어 재발견되고 있는 것들이다. 고가주들이 가격의 부담을 느끼기 시작해 추가상승이 어려워지자 상대적으로 가벼운 종목들에 외국인들이 입질을 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하고 있는 것. 마치 ‘손대면 톡 터지는 봉선화’처럼 말이다.
기다리던(?) 조정 vs 반등 뒤 추가하락에 대비
1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7.70포인트(0.81%) 떨어진 877.10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는 3.14포인트(0.71%) 오른 448.02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의 다우지수(0.82%)와 나스닥지수(1.30%)가 오른 영향을 받아 종합주가는 오전 한때 890.51까지 올라 890선의 속살을 잠깐 엿보았다. 하지만 외국인이 코스피200선물을 대량으로 매도하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선물을 오전 9시40분까지 4800계약 순매수했지만 이후로 매도에 나서 한때 순매도로 돌아섰다. 하지만 마감 무렵 다시 매수에 나서 1247계약 순매수로 거래를 마쳤다.
증시에선 이날 지수하락을 그다지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강하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고 있어 지수의 큰폭 하락은 없을 것”이라며 “지수가 20일이동평균(862) 밑으로는 떨어지면 반등을 노린 매수세가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영투신운용 이승호 주식운용팀장도 “삼성전자 삼성SDI 등 주도주의 펀더멘털(기본여건)이 좋기 때문에 지수 상승세는 살아있다”고 밝혔다.
반면 외국인 매수강도가 약해졌고 매수 종목도 확산되고 있어 추가 상승보다는 위험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JP모건증권 이승훈 상무는 “자동차와 유통 등의 내수가 살아나기 어려운 상황에서 원/달러환율도 하락(원화가치 상승)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나 지수는 올해 꼭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미래에셋증권 이정호 투자전략팀장도 “최근 주가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수급과 심리에 따라 등락하는 ‘고점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머징마켓이 선진국 시장에 비해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외국인의 강한 매수세가 유입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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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찾기 전쟁, 고가 대형주와 중저가 중형주의 세대교체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1024억원어치 순매수했지만삼성전자와POSCO의 매물을 내놓아 지수를 끌어내렸다. 삼성전자는 1만1000원(1.96%) 떨어졌고 POSCO는 4000원(2.3%) 하락했다. 또 주가가 높은롯데칠성(6.22%)태평양(1.38%)롯데제과(5.09%)농심(2.27%)과 최근 주가가 많이 올랐던S-Oil(7.38%)SK(3.61%) 등도 순매도했다.
반면대림산업한섬계룡건설고려개발고려제강등을 순매수해 주가가 상승했다.한일시멘트는 이날 소량 순매도했지만 지난 2월3일부터 계속 순매수해 주가를 크게 끌어올렸다. 지수하락폭을 크게 했다.
동원투신운용 이채원 투자자문실장은 “외국인들이 고가 대형주에 가격 부담을 느끼면서 옛날 농심처럼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종목 찾기에 나서고 있다”며 “시가총액이 1000억~3000억원인 중형주 가운데 PER이 5배 미만인 주식을 사들여 8~10배에서 파는 전략을 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포커 판에서 밀려난 국내 기관과 개인, 외국인의 ‘스윙’으로 빈털터리 우려
현재 한국 증시는 외국인 투신 연기금 증권 은행 보험 개인 등 7명이 ‘하이로’(포커 게임의 하나)를 하다 연기금과 일부 기관을 빼고 모두 죽은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외국인이 감당할 수 없을 엄청난 돈을 배경으로 배팅을 세게 하자 개인 은행 보험 증권 투신 등은 겁에 질려 일찍 죽었다. 종합주가지수가 510에서 880까지 오를 동안 기관과 개인은 줄기차게 주식을 팔고, 외국인은 식욕 좋게 그 주식을 한입에 덥석덥석 받아먹은 것이다.
이제 남은 연기금 등이 900선 전후해서 주식을 팔고 나면 외국인의 독주체제. 그들은 마음대로 주가를 높여 종합주가지수를 1000 위로 끌어올린 뒤 기관과 개인이 뒤늦게 들어오면 팔고 떠나는 칼자루를 쥐고 있다.
센 배팅으로 경쟁자를 죽인 뒤 별것도 없이 똥배짱으로 최후까지 남은 사람을 ‘스윙(하이로 게임에서 하이와 로를 모두 먹겠다고 흔드는 것)’으로 발가벗기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