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 탄핵보다 더 큰 문제

[오늘의 포인트] 탄핵보다 더 큰 문제

권성희 기자
2004.03.15 11:24

[오늘의 포인트] 탄핵보다 더 큰 문제

증시는 탄핵 충격으로 인한 급락에서 벗어나 안정을 찾는 모습이지만 상승폭은 미미하고 시장에 힘은 없다. 프로그램 매수로 대형주가 버텨주면서 지수가 간신히 강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관망세가 우세다.

특히 탄핵안이 국회에서 가결됐던 지난주 금요일(12일) 매수로 대응했던 개인과 외국인 모두 소폭이나마 순매도로 돌아서 향후 진전 상황을 지켜보자는 태도다.

지난주말 미국 증시가 급반등함에 따라 대만 증시와 일본 증시가 강하게 오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증시 움직임은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탄핵안 등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디스카운트로 이해해야 할 듯하다.

가장 큰 관심을 끌었던 외국인 매매는 중립적으로 판단된다. 순매도지만 규모는 그리 크지 않다.

삼성증권 국제영업팀은 개장 전 주문 동향에서 다소 매도가 많은 편이긴 했지만 매수/매도 모두 규모가 크지 않아 관망 심리가 우세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뉴욕 현지법인 역시 탄핵안 가결 이후 미국 현지시간 12일에 외국인 고객의 문의가 급증했으나 DR 가격이 안정을 찾아가면서 투자심리도 점차 안정됐다고 전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이날 매도 주문은 그간 차익 실현 전략을 유지해온 외국인들"이라며 "탄핵안이 매수 입장을 고수해왔던 외국인을 순매도로 돌리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외국인은 이번주 관망 모습을 보이며 국내 정부의 수습 노력을 지켜볼 것"이라는 예상이다. 관망세로 인한 외국인 매매 규모 축소는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오 연구위원은 지난주말 지수가 820선까지 밀렸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지선은 820, 위쪽 저항선은 880으로 내다봤다.

차광조 메리츠투자자문 운용이사도 "지수가 920 부근까지 올라갔는데 거기에서 차익 실현한 사람들이 거의 없어 지수가 870~880 정도만 가도 이번에는 차익 실현 욕구가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 경기는 괜찮은데 내수는 쉽지 않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880을 뚫고 올라가려면 뭔가 촉매가 있어야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차 이사는 또 "외국인이든 국내 기관이든 총선 결과를 보고 뚜렷한 매매 패턴을 잡아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정치 때문에 주가가 크게 밀릴 것이라고 보진 않지만 최근 뮤추얼펀드 자금 동향이 다소 부담된다"고 덧붙였다.

외국인은 대만 시장에서 3월10일에서 12일까지 3일 연속 순매도했다. 규모는 각각 2억288억원, 1억188억원, 5억875억원이었다. 특히 12일 순매도 규모는 연중 최대였다. 지난주 한국 관련 펀드의 자금 동향도 1억3000만달러 순유출을 기록했다. 아시아 관련 펀드로는 3억8000만달러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이머징마켓 펀드에서는 11억달러가 빠져나갔다.

삼성증권의 오 연구위원은 "한국이나 대만이나 현재 주가 수준이 만만치 않아 외국인들은 차익 실현 기회를 엿보는 부류와 투자기간을 길게 보고 여전히 낙관하는 장기 투자 부류로 나뉘어져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대표도 "탄핵안 정국은 증시에 일시적인 이벤트라고 본다"며 "더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미국 증시의 최근 지속된 조정과 내수 위축이 좀더 오래갈 것이란 우려 등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것"이라며 "탄핵으로 인한 주가 조정은 심리적이며 이런 심리적 변수는 시간이 지나가면 해결된다"고 말했다.

즉, 글로벌 회복 경기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다.

김 대표는 "미국의 최근 고용지표가 좋지 않게 나왔으나 아직 경기 모멘텀이 꺾였는지에 대한 판단은 시기상조"라며 "다만 경기 관련 리스크가 이전보다 커졌다는 점은 분명하므로 보수적 대응이 현명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국의 1, 2월 경기지표 중 45%가 예상 이하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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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희 기자

안녕하세요. 국제부 권성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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