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참을 忍 3번이면 이긴다

[내일의 전략] 참을 忍 3번이면 이긴다

홍찬선 기자
2004.04.28 17:57

[내일의 전략] 참을 忍 3번이면 이긴다

“나, 지금 떨고 있니?”

요즘 펀드매니저들은 몇 해 전 샐러리맨의 귀가(歸家)를 서두르게 할 정도로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던 ‘모래시계’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린다. 사형집행을 눈앞에 둔 최민수가 박상원에게 물어본 말처럼 주가가 하락함에 따라 정처없이 흔들리는 자신들이 언제 흘러내릴지 모르는 탓이다.

꼭 집어 얘기할 정도로 명확한 하락 요인이 없는데도 종합주가지수가 3일째 급락하면서 증시는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에 떨고 있다. 900선이 일단 지켜졌지만, 20일 이동평균이 맥없이 무너질 정도로 시장에 힘이 없는 탓이다.

외국인 선물과 현물 동시 대량 매도..추가하락에 대한 두려움 키워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탄신일인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3.64포인트(1.49%) 떨어진 901.83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9.45포인트(1.94%) 하락한 478.70에 거래를 마쳤다.

종합주가가 가까스로 심리적 지지선인 900선을 지켜냈지만 추가하락에 대한 우려가 높다. 3일 동안 34.23포인트(3.7%) 떨어져 지난 3월30일 이후 처음으로 20일 이동평균(907.93)을 뚫고 밑으로 하락한 탓이다. 917.32에 거래를 시작해 919.86까지 반등을 시도하다 장중 저점(901.82) 수준으로 마감됐다는 점이 기분을 찜찜하게 만들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을 5914계약(3499억원)이나 순매도해 누적순매도를 1만5068계약으로 늘려 추가하락에 대한 불안을 키우고 있다. 이는 작년 8월12일(1만7896계약)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 여파로 프로그램 매매가 1821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내 지수영향력이 큰 대형 우량주의 주가를 끌어내렸다.

외국인은 또 코스피200옵션시장에서 콜옵션을 6025계약 순매도하고 풋옵션을 669계약 순매수했다. 거래소에서도 1057억원, 코스닥에서는 122억원 순매도해 선물과 현물을 동시에 내다팔았다.

이날 일본 닛케이평균주가(-0.34%)와 대만 자취안지수(-1.08%) 등이 떨어진 것도 주가하락폭을 크게 하는 요인이었다.

강신우 PCA투신운용 전무는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더 좋지 않을지 모르며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서 한국과 아시아로 들어왔던 국제투자자금이 이탈해 미국으로 재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외국인 매도로 인해 증시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의 본격 이탈은 아직 아니나…일부 투자자문사 주식 거의 처분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이틀 동안 3000억원 넘게 순매도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본격적인 매도가 시작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아직은 대세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으로 판 것은 국제유가 상승과 D램 가격 하락 등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에 대비한 헤지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사장은 그러나 “포스코 현대차 LG석유화학 한진해운 등 중국관련 주식들이 120일 이동평균 밑으로 떨어져 있고 기업이익 증가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라는 예상 등으로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수 리앤킴투자자문 사장도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종목들이 120일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중기 상승추세가 꺾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주가가 상승하더라도 수익률이 그다지 높지 않은 반면 주가가 떨어질 리스크는 큰 상황에서는 주식을 파는 게 정석”이라며 “지난주까지는 선물 매도로 주가하락에 대응하다가 지난주 수요일에 보유주식을 거의 모두 처분하고 주식보유비율을 10% 수준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매도 지속으로 주가 떨어질 때는 매수 자제..충분히 싸게 느껴질 때까지 ‘대기’

외국인은 주식을 매도하면 주가가 급락해 팔수도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대량 매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외국인이 공격적으로 사는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을 사지 않는 한 증시는 조정 국면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최근에 삼성전자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주가가 많이 떨어져 종합주가 900선에서 주식을 산 뒤 920선에서 팔았지만 수익률은 마이너스였다”고 밝혔다. 외국인 매물이 집중된 우량주는 많이 떨어진 반면 그동안 오르지 못했던 은행 증권주가 상대적으로 많이 오른 탓이다.

서 팀장은 “종합주가가 20일 20여일만에 이동평균을 밑돌아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많다”며 “주가가 20일선 위로 빨리 회복하지 못해 20일 이동평균이 하락세로 돌아서면 조정 폭과 기간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00만원으로 7년만에 40억원 이상으로 불린 대전의 L씨도 “주식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사고 싶은 것을 참는 것(忍)이며 지금 주식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합주가가 800선 근처까지 떨어질 때까지 주식을 사지 않고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종목찾기 전쟁'에서 이기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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