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기술이 성공 보증수표일까

“이 사업 성공할 수 있을까요? 이 아이템이나 기술이 괜찮을까요?”
“글쎄요… 대체로 목표한대로 성공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합니다. 경쟁사와 경쟁제품 그리고 조직에 대해 더욱 철저한 연구를 하신 후에 시작하시는 것이 어떨까요?”
사업을 시작하려는 후배들이 e-메일 또는 전화로 조언을 구하면 이렇게 말리는 편이다. 본인도 엔지니어 출신이지만 아이템이나 기술이 그다지 중요한 성공요인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엔지니어 출신의 CEO가 흔히 빠지기 쉬운 함정 중의 하나는 바로 자신의 기술을 독보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업에 있어 더욱 중요한 요소는 조직원의 의지와 투지, 용기 등의 무형자원뿐 아니라 건전한 철학, 인적자원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조직화하는 능력, 실제의 사업화 과정, 그리고 각각의 성장단계에서 발생되는 다양한 문제점을 어떻게 대처하고 극복하느냐 등등 결국 '사람'의 문제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기술환경분야'에서 조언을 한다면, 경쟁사와 경쟁제품에 대해 더욱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스톱, 포커 등 온라인 게임업체의 CTO로 있는 대학동창도 게임 고수가 되는 비법에 대해 비슷한 이야기를 꺼낸 적이 있다.
“기술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상대보다 잘 하는 것이지.”
어차피 고수의 세계에서는 자신보다 잘하는 초고수가 생기기 마련인데, 수차례의 성공경험으로 상대성을 무시한 채 오기를 부리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때로 도저히 안될 것 같은 적수가 나타나면 과감하게 발을 빼는 것도 중요해.”
사업은 일면 도박과 유사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반드시 상대가 있는 게임이고,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보다 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업을 도박과 비교해서는 안될 것이다. 우선 사업은 단순히 1대1의 싸움이 아니라,' N대N'으로 구성된 단체게임이다. 또 도박은 패가 좋지 않으면, 중간에 쉬고 다음 기회를 노릴 수 있지만, 사업에서의 '쉰다'는 의미는 '전멸'을 의미한다.
'실패를 통해 배운다는 것'은 소수의 성공한 조직에서의 특권일 뿐, 사업은 패가 좋지 않아도 전진(go)를 해야 하고, '성장'하지 못하면 곧 '도태'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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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칫 상대성을 무시하고 아마츄어리즘에 근거한 무모함은 임직원, 고객, 주주 등 관련된 많은 사람들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그만큼 책임의 범위가 다른 것이다.
한정된 시장에서 기술뿐만 아니라 품질, 마케팅, 차별화된 고객만족 경영시스템을 통해 고객의 선택을 겨루고 또한 이를 유지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아이템이 얼마나 신기하고 앞서나가는 발상인가?" "앞으로 성장해나갈 시장이다" 등이 아니다. 바로 '해당 시장과 고객의 관점에서 얼마나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가?'에 있다. 따라서 이것이 조직의 방향 결정에 가장 중요한 판단기준이 되어야 한다.
만약 우리가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이템이 있다면,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많을 것이라는 가정하에서 출발해야 한다. 그렇다면 열심히 하는 것은 기본 전제사항이고, 경쟁사보다 특별히 뛰어난 능력과 효율적으로 잘 할 수 있는 요소를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다.
도박이든 사업이든 승승장구하며 계속 따기만 할 수 있는 게임은 결코 없을 것이다. 잃기도 하고 가끔 따기도 하겠지만, 항상 매 게임마다 전부를 건다는 각오가 없다면 조금의 가능성조차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
사업의 기회를 설정함에 있어서 관철되는 내용이라고 생각되는 '노총각들의 결정적인 실수'라는 유머가 기억난다.
“노총각은 항상 ‘지구의 반이 여자이다’라고 생각한다. 나머지 반이 경쟁자인줄도 모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