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기술적 반등은 끝났다"

[내일의 전략] "기술적 반등은 끝났다"

홍찬선 기자
2004.05.25 17:42

[내일의 전략] "기술적 반등은 끝났다"

‘기술적 반등은 끝났다’, ‘아니다. 유가급등에 따른 일시적 충격으로 인한 하락이며 다시 상승해 800선을 넘어설 것이다.’

유가급등과 개인의 선물 매도로 종합주가가 800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3일 만에 큰 폭으로 떨어지자 ‘혹시나’ 하던 기대심리가 ‘역시나’ 하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외국인이 순매수하고 있어 750선에서 다시 상승해 800선을 넘어설 것’이라는 긍정론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나, 하락폭의 50%를 회복하지 못하고 하락한 것을 볼 때 지난번 저점(716.95, 장중기준) 부근까지 다시 떨어질 것이라는 신중론이 늘어가고 있다.

‘700선이 무너져 투매가 또 한번 나타나야 바닥을 만든 뒤 본격적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견해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희박한 얘기지만 2만계약이 넘는 외국인의 선물누적순매도와 유가 및 주한미군 감축의 현실화 등이 한꺼번에 악재로 작용할 때는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종합주가지수 저점을 620대 아래로 낮춰 잡은 증권사들도 증가하고 있다.

개인의 보복(?) 선물 대량매도로 주가하락 이끌어

석가탄신일을 하루 앞둔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5.58포인트(1.95%) 떨어진 784.06에 마감됐다. 장중 한때 776.64까지 떨어졌으나 외국인의 매수에 힘입어 780선과 5일 이동평균(783.16)을 지켜냈다. 코스닥종합지수는 7.14포인트(1.78%) 하락한 393.42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개인은 주가지수선물을 4609계약(2310억원)이나 순매도해 주가하락의 최대 요인으로 지적됐다. 개인의 선물매도로 선물 6월물 가격이 2.80포인트(2.72%) 떨어졌고, 시장베이시스(선물가격과 이론가격의 차이)가 마이너스 1.44로 떨어지는 백워데이션이 심화돼 프로그램 매물을 2380억원(매도 3040억원, 매수 660억원)이나 쏟아지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프로그램 차익매도잔액은 9745억원으로 늘어난 반면 차익매수잔액은 4042억원에 머물렀다. 차익매도가 차익매수보다 5703억원이나 더 많은 ‘비이성적 상황’이 출현한 것이다.

동양종금증권 서명석 투자전략팀장은 “차익매도가 차익매수보다 많았던 때는 2001년의 9-11테러와 작년 3월 종합주가지수가 510대까지 떨어지는 등 바닥근처였다”며 “종합주가지수 780~800 수준에서 차익매도가 이렇게 많은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으로 시장베이시스가 플러스로 돌아서는 콘탱고가 발생할 경우 대규모 차익매수가 나와 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과 주가가 더 떨어지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함께 있는 위험한(risky-증시에서 위험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어 불확실하다는 뜻임) 상태인 것이다.욕심(greed)과 주가

외국인은 현물-선물 동시 매수…, "한국 주식을 사는 것은 아니다"

반면 외국인 이날 거래소에서 1458억원, 주가지수선물은 1158계약(579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오랜만에 현물과 선물을 함께, 그것도 비교적 많이 순매수했지만 흘러내리는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김석규 B&F투자자문 사장은 “외국인이 최근 들어 대만 등 아시아 신흥시장에서 주식을 대량으로 팔고 있는 반면 한국에서는 오히려 사고 있는 것은 한국시장의 비교우위를 인정한 것”이라면서도 “유가상승과 D램 가격 하락 및 내수부진 장기화 등으로 한국의 펀더멘털이 예상보다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는 시각이 나타나고 있어 결국 주식을 팔 것이라는 우려감으로 외국인 매수가 주가를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인은 주가폭락이 본격화된 4월27일부터 이날까지 현물과 선물 매매를 엇갈리게 하고 있어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하고 있다. 4월27일 5월11일까지 10일(거래일 기준) 동안 거래소에서 2조6195억 원어치 순매도하고 주가지수선물은 4880계약(2219억원) 순매수했다.

이 여파로 종합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716.95까지 폭락했다(장중 저점은 5월18일이지만 외국인 대량 매도로 주가가 급락하자 추가하락을 우려한 프로그램 매도가 나와 주가를 더 끌어내렸기 때문에 외국인 매도가 주가폭락의 원인이었다고 할 수 있음).

반면 5월12일부터 이날까지 10일 동안은 거래소에서 1조1931억 원어치 순매수하고 선물은 1만6927계약(8918억원) 순매도했다. 현물과 선물에 투자하는 외국인이 다르기는 하지만 현물을 사긴 하는데 주가가 떨어질지 몰라 선물로 하락에 대비(헤지)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죄수의 딜레마' 벗어나기

종합주가 당분간 750~800 박스권 등락 예상..유가 외국인선물매매 등이 변수

장인환 KTB자산운용 사장은 “지난번 저점(716.95)은 깨지지 않을 것이나 종합주가는 당분간 750~800선에서 등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유가가 더 오르고 반도체 가격이 더 하락하면 6월에는 그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최권욱 코스모투자자문 사장도 “IT경기가 꺾이는 시그널이 나타나고 선진국의 경기선행지수도 하락으로 돌아서는 등 경기에 대한 우려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라며 “외국 증권사들이 올해 종합주가 고점을 850으로 낮춘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인 만큼 주가 약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에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던 종합주가지수가 반등이 약한 상태에서 이날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것이 기분 나쁜 조짐이다. 이날 종합주가는 1.95% 떨어진 반면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1.25%, 홍콩의 항셍지수는 0.79% 떨어지는 데 그쳤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오히려 0.27% 상승했다.

무엇보다도 대장주인 삼성전자가 흔들리고 있는 것이 향후 증시에 대한 확신을 갖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이날삼성전자는 1만9000원(3.72%) 떨어진 49만2000원에 마감돼 3일만에 50만원이 무너졌다. 외국인이 5만3000주(259억원) 순매수했지만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매물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석규 사장은 “공급초과로 D램 가격이 계속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으로 삼성전자의 주가가 고점보다 많이 떨어졌음에도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힘을 쓰지 못하는 한 증시가 오름세로 돌아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외인, 선물 대량매도 속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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