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 지수 820대에선 현금화

[내일의 전략] 지수 820대에선 현금화

홍찬선 기자
2004.05.28 17:46

[내일의 전략] 지수 820대에선 현금화

증시에 희망의 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고 있다. 외국인이 알게 모르게 최근 12일(거래일 기준) 동안 1조6405억 원어치나 순매수해 희망의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다. 종합주가지수도 800선을 넘어선 지 하루 만에 그동안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20일 이동평균(805.57)을 사뿐히 뛰어넘어 ‘희망가’를 흥얼거리게 한다.

아직도 820~830이 반등의 끝이어서 상승에 한계가 있다는 신중론이 가시지 않고 있지만,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850선까지는 오른 뒤 쉴 것이라는 긍정론도 되살아나고 있다. 주가가 오르면 ‘Go’, 떨어지면 ‘Stop’을 생각하는 게 인식의 한계를 갖고 있는 인간의 속성이기는 하지만, 유가 급등으로 인해 추락했던 증시가 유가 하락으로 안정을 되찾고 있다는 점은 사실의 영역에 속한다.

28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4.05포인트(1.75%) 오른 816.51에 마감됐다. 이틀 동안 32.45포인트(4.1%) 올라 20일선을 한 달 만에 뛰어넘었다. 코스닥종합지수도 3.75포인트(0.94%) 상승한 401.59에 거래를 마쳤다.

다음주초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 확실..추가 상승 신호?, 매도 기회?

종합주가는 최근 7일(거래일 기준) 동안 99.69포인트(13.9%, 장중기준)나 올랐다. 그 전에 16일 동안 222.57포인트(23.7%) 폭락했던 것에 비해 기간과 폭의 절반 가까이를 회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5일 이동평균(797.81)이 20일 이동평균(805.57)을 밑에서 위로 상향 돌파하는 단기 골든크로스가 이르면 31일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주가가 △저항선으로 작용하던 20일 선을 넘어섰고 △하락폭의 절반 가까이 회복했으며 △단기 골든크로스 발생이 임박해 향후 주가 흐름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추가 상승을 점치는 사람은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박경민 한가람투자자문 사장은 “지난번 폭락 때 대주(貸株-주식을 빌려 팔았다가 일정 기간 뒤에 주식으로 갚는 것)했던 외국인이 블루칩을 사들이고 있으며 프로그램 매도물량도 줄어들고 있다”며 “종합주가는 850선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기환 플러스자산운용 사장도 “외국인 매도물량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볼 때 급하게 팔 물량은 그다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120일 이동평균(849.74) 가까이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주가반등의 목표치는 820~830이었던 만큼 올만큼 왔기 때문에 추가 상승은 두고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굿모닝신한증권 정의석 투자분석부 부장은 “최근 주가 상승은 급등했던 유가가 소폭 하락한 것에 따른 ‘유가 모멘텀’”이라며 “유가가 떨어졌다고는 해도 장기적으로 기업 수익에 나쁜 영향을 줄 만큼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주가 상승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일선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단기 골든크로스는 속임수라는 게 이론은 물론 경험적으로 드러난 사실인 만큼 매수보다는 매도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박 사장도 “TFT-LCD 가격이 하반기에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 삼성전자 등 관련 기업 실적이 불투명한 만큼 추세적으로 상승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외국인의 슬금슬금 전법에 개인이 당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거래소에서 7576억 원어치 사고, 5082억 원어치 팔아 2494억 원어치 순매수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12일 동안 1조6405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4월27일부터 5월11일까지 10일 동안 2조6194억 원어치나 순매도해 주가를 끌어내렸던 것과 반대로 슬금슬금 주식을 매수하면서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폭락장세와 반등장세에서 외국인의 매매 패턴은 확연하게 바뀌었다. 폭락기간 중에 외국인은삼성전자(1조8083억원)LG전자(1703억원)국민은행(1308억원)포스코(592억원) 기아자동차(532억원) 삼성전기(493억원) 현대자동차(456억원) 삼성SDI(401억원) LG화학(371억원) 등을 집중적으로 순매도했다. 이 때 순매수한 종목은LG(452억원) 한국전력(431억원) K&G(359억원) 현대모비스(283억원)엔씨소프트(252억원) 등에 머물렀고 규모도 적었다.

반면 반등장세에서 외국인이 순매수하는 종목은 특정 종목에 집중되지 않고 주가가 많이 떨어졌던 우량주에 폭넓게 펼쳐 있다는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를 2648억원치 순매수했지만 순매도 규모의 15%에 불과하다. 포스코와 현대차를 팔았던 것보다 더 많이 샀지만 지수관련 대형주는 아직도 매도가 매수보다 많은 상황이다.

하지만 외국인은신세계삼성중공업대교삼성물산KTF태평양강원랜드 CJ LG전선 한국타이어농심한솔제지 등을 비교적 고르게 순매수하고 있다.

씨티그룹증권 함춘승 사장은 “외국인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 지수관련 대형주를 팔고 주가변동성(베타)이 낮은 우량주를 사는 포트폴리오 재구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잘 나갈 때 조심..860에서 다시 사더라도 820에서는 일단 ‘현금화’

주가가 고민스런 수준까지 왔다. 높이 올라가면 위치에너지가 커져 아래로 떨어지려는 힘이 강해지는 것처럼 주가도 오르면 오를수록 추가상승 가능성보다는 하락할 확률이 커져간다. 단기 폭락 후 단기 급등으로 ‘V자’ 상승을 나타냈지만 추가로 상승하기 위해선 숨고르기가 있어야 할 타이밍이라는 견해도 많다.

“종합주가가 15포인트 정도 더 오를 가능성이 있지만, 외바닥이라는 점에서 계속 상승하기는 쉽지 않다. 주가가 새로운 추세를 만들려면 860 선 위로 올라서야 한다. 820대에서는 일단 현금화한 뒤 주가흐름을 본 뒤 860을 넘어 상승이 확인되면 그 때가서 사는 것도 늦지 않다”(증권사 임원 출신의 테헤란로 Y씨)는 설명이다.서머랠리 기대와 한계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