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신바젤협약 대응방법
국제결제은행(BIS)의 바젤은행감독위원회(이하 ‘바젤위원회’)는 오는 2006년말부터 은행의 자기자본규제에 관한 새로운 협약(이하 ‘신바젤협약’)을 도입할 예정이다. 바젤위원회가 신바젤협약을 도입키로 한 것은 현행 제도가 은행의 리스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함에 따라 은행들의 규제자본 회피거래가 증가하는 등 유효성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바젤위원회는 신바젤협약을 설계하면서 은행이 당면하고 있는 리스크에 따라 필요 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달라지도록 했다. 구체적으로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자산의 종류(예 : 기업여신)가 동일하면 신용위험에 관계없이 동일한 크기의 자기자본 보유의무가 부과된다. 신바젤협약에서는 동일한 기업여신이라도 차주의 신용위험에 따라 필요자기자본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또 현행 제도에는 없는운영리스크에 대한 자기자본 보유의무가 신설됐다.
신바젤협약 도입시 국내 은행들은 각종 리스크관리시스템을 확립하고 리스크에 상응하는 자기자본을 보유하게 됨으로써 궁극적으로 전체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신바젤협약이 자기자본 규제에 있어 현행 제도보다 위험민감도를 크게 높였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여러 가지 부정적인 영향도 나타날 우려가 있다.
먼저 신용리스크의 차등화와 운영리스크 추가 등으로 국내은행의 자기자본 보유부담이 늘어나 선진국 은행들과의 경쟁력 격차가 더욱 확대될 우려가 있다. 바젤위원회가 2002년 10월 실시한 계량영향평가 결과에서도 신바젤협약 도입시 G-10국가 은행들의 필요자기자본 규모는 줄어드는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非G-10국가 은행들의 필요자기자본 규모는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둘째, 경기상황에 따른 은행의 대출태도 변화가 커짐으로써 경기변동의 진폭을 확대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즉, 경기부진시 차주의 신용도가 떨어져 자기자본 보유부담이 커지면 은행은 여신을 축소하려 할 것이고 이는 투자와 소비를 더욱 위축시켜 불황의 골을 깊게 할 우려가 있다.
셋째, 은행자산의 위험에 따라 자기자본 보유부담의 차이가 확대되어 은행들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그 결과 신용과 담보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 마지막으로 외국은행이 국내은행에 대해 제공하는 신용공여의위험가중치가 높아져 국내은행의 외화자금 조달비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우리나라는 OECD 가입국가로서 국내은행에 대한 신용공여가 모두 20%의 위험가중치를 적용받도록 되어 있으나, 신바젤협약에서는 OECD 가입여부에 관계없이 당해 국가 또는 당해 은행의 신용도에 따라 위험가중치를 달리 적용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같이 국내 금융시장과 은행경영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신바젤협약을 성공적으로 도입하기 위해서는 은행과 정책당국 등이 협력해 다각적인 준비를 서둘러야 할 것이다. 우선 당사자인 은행은 무엇보다 자기자본 확충과 리스크관리체제 강화를 위해 전행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은행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1%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신바젤협약 도입시 2% 포인트 내외의 하락이 예상되는 데다 후순위채 등 보완자본의 비중이 높아 그 구조도 취약한 실정이다. 따라서 유상증자와 이익금의 내부유보를 통해 은행자기자본의 규모를 확충하고 구조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한편 감독당국은 신바젤협약 도입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적으로 분석해 사전에 적절한 대책을 수립함으로써 동 협약 도입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신바젤협약의 도입시기는 대외신인도 등을 감안 가급적 빠른 시일내에 하되 국내은행의 준비상황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은행규모나 영업범위 등에 따라 도입시기를 차등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