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386'이 祭床 곱게 받으려면
‘386’은 남동풍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386’은 정치적 실체로 모습을 드러냈다. 거대 야당이 내세운 이회창 후보는 특정 지역과 보수층의 탄탄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승리를 자신했다. 조조가 적벽대전에서 “겨울에는 북서풍이 분다”고 자신했던 것과 같이 그는 ‘대세론’을 믿었다. 그 결과 조조의 80만대군이 남동풍에 궤멸한 것처럼 야당은 대선과 총선을 거치며 크나큰 타격을 받았다.
제갈공명이 남동풍을 불러오는 마술을 부린 것이 아니었다. 그는 경험 많은 어부들을 통해 동지 전후 미꾸라지가 뱃가죽을 보일 즈음 남동풍이 분다는 사실을 알고 전략에 이용했다고 한다. 마찬가지로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386’은 마술이 아니라 현실이었다.
현재 우리나라 인구중 20~40대는 51%(20세이상 중 70%)를 차지한다. 그 가운데 845만명으로 추산되는 35~44세, 이른바 ‘386’(60년대 출생, 80년대 학번, 90년대말에 30대)이 자리하고 있다. 정치 지형을 바꿔놓을 지각변동이 이미 진행되고 있었던 셈이다.
`386'은 ‘베이비 붐’ 세대로 머릿수가 많다. 80년대 암울한 시대에 학교생활을 거치며 기성 질서에 대한 반감이 강한 그들이 정치 지형을 바꿔놓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귀결이다.
정치만이 아니다. 그들은 웰빙과 같은 비즈니스의 타겟이 되거나 시장 예측의 척도가 되기도 한다. 최근 우리 경제가 극심한 내수침체를 겪고 있지만 일본식 장기불황으로 가지 않는다는 분석의 논거는 인구 구조가 다르다는 것이다. 일본은 14%이상이 노인인 고령사회에 접어든 반면 우리는 20~40대가 비대할 정도로 많아 오히려 미국의 장기호황때와 비슷하다고 한다.
부동산시장에선 `60년대생이 40대에 접어들면 부동산 가격을 꼭지점으로 봐야한다'는 분석이 있고, 주식시장에선 1998~1990년 벤처 붐의 주역이기도 했던 그들이 거품 붕괴와 함께 상당수가 거덜나 그들이 실탄을 회복하기 전까지 ‘큰 장’이 오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특히 `386'이 국민연금을 받기 시작하면 급격히 연금이 바닥날 것이란 전망도 있다. IMF위기후 ‘저성장 경제’의 희생양으로 불리는 ‘삼팔선’, ‘사오정’세대이기도 한 그들은 아이를 하나 밖에 낳지 않는다. 한국 출산율은 현재 인구를 유지할 2.1명(대체출산율)보다 낮아 가임여성이 평균 1.17명의 아이를 낳는다. 저출산율로 유명한 프랑스(1.90명) 이탈리아(1.24%)보다도 낮다.
국민연금의 사정을 아주 잘 아는 전문가가 "60년대생이 연금을 받게될 즈음이면 자장면 배달할 아이들도 없을 것"이라며 "노인들 먹여살리기 힘들면 이민가라고 유서를 남겨야할 판"이라고 했다. 그가 말하는 `그때'는 2026년. 우리나라 노인인구 비율이 20%를 돌파하는 즈음이다.
독자들의 PICK!
변화의 바람을 몰고다니는 ‘386’. 그들이 노후에 다음 세대의 짐으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죽어 제상(祭床)을 곱게 받으려면 어느 세대보다 더 많은 지혜와 노력으로 미래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