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전략]외국인의 소리없는 순매수 주목

[내일의 전략]외국인의 소리없는 순매수 주목

홍찬선 기자
2004.07.21 17:36

[내일의 전략]외국인의 소리없는 순매수 주목

이번엔 외국인을 믿어볼까?

외국인이 현물 선물 콜옵션을 모두 비교적 대량으로 순매수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몰라도 단기적으로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것을 믿고 적극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증시가 안정을 되찾고 있으며, 종합주가 750선 아래에선 한국 우량주식이 싸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는 반증이다.

그렇다고 값을 올려서 뒤따라 사기엔 부담스럽다는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4대 악재(미국 금리인상, 중국경제 경착륙 우려, 유가 상승, 한국 내수부진)에 대한 내성이 강해진 것은 사실이나, 확실히 해소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고객예탁금이 7조7501억원으로 연중 최저치로 감소한 것도 매수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소다.

외국인의 야금야금 전법..지분율 사상 최고 종목 속출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6.32포인트(2.21%) 오른 753.32에 마감됐다. 코스닥종합지수도 4.68포인트(1.32%) 상승한 358.94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거래소에서 1319억원, 주가지수선물을 5520계약(2683억원), 콜옵션을 7만6234게약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풋옵션은 11만400계약 순매도했다. 이날 거래만으로 볼 때 외국인은 당분간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8일 동안 6000억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이에따라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거나 육박하는 종목이 늘고 있다.포스코(69.97%)국민은행(76.77%)한국전력(30.24%)현대자동차(55.78%)신세계(52.71%) 등이 대표적인 종목이다. 대부분 경기상황에 관계없이 이익변동성이 크지 않은 종목들이다.

메리츠증권 조익재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경기변동 영향을 많이 받는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식을 팔아 이익변동성이 낮은 종목으로 교체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이 강하기 때문에 주가는 현재 수준보다 크게 떨어지기 보다는 박스권에서 등락하다 8월말 경부터는 오름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외국인들이 장마감 무렵, 콜옵션 순매수 규모를 상당히 줄였다는 점은 적극적인 상승세를 예상하기 이르다는 점을 예고한다.

삼성전자 40만원, 종합주가 700이 바닥..올려 쫓아 사기는 부담스럽다

삼성전자 주가가 39만9500원에서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하고 있다. 대기 매물이 적지 않아 큰 폭의 상승은 쉽지 않겠지만 40만원 아래로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우증권 정창원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8~2.4배 수준에서 바닥을 만들었다”며 “40만~50만원의 박스권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재고수준이나 설비투자 등을 감안할 때 삼성전자 실적이 2001년 상황보다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최근 모멘텀 부족으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있으나 40만원 근처로 떨어질수록 주가가 떨어질 위험보다는 반등할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분석했다.

조익재 팀장은 “경기부진으로 기업이익이 줄어든다고 해도 과거처럼 급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많은 투자자들이 700이 무너지면 사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 종합주가 700은 강하게 지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날 상승으로 주가와 지수가 박스권 상단에 가까워지고 있어 값을 올리면서 쫓아 사기는 부담스럽다는 사람이 많다. 대전 L씨는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에 39만9500원까지 떨어졌을 때 조금 늦게 40만원에 매수 주문을 냈는데 체결되지 않았다”며 “44만~45만원까지는 오를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주가에서 뒤쫓아 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은 선물과 연계된 ‘PR 학질장세’..거래가 늘어야 주가 본격적으로 오른다

이날 주가는 비교적 많이 올랐으나 거래소 거래대금은 1조7405억원에 머물렀다. 며칠 전보다는 3000억원 가량 늘었지만 주가 상승세가 본격화되려면 2조5000억원 수준까지는 회복돼야 한다. ‘주가는 거래량의 그림자’라는 증시격언처럼 거래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가는 언제든지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안정적이지 못하다.

이날 외국인이 선물을 대량 매수함으로써 프로그램 매매가 2212억원 순매수를 나타낸 것이 주가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는 점도 한계다. 외국인이 선물을 팔아 프로그램 매도가 나오면 이날 상승했던 주가는 금새라도 되돌려 줄 수밖에 없는 불안정한 상태다.

한국 투자자들은 요즘 부채조정과정에 있다. 보험을 해약하고, 보유주식을 내다 파는 등 돈될 것은 모두 처분해 현금을 마련해 빚을 갚고 있다. 내수가 좋지 않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부채를 갚느라고 돈을 쓰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그들의 부채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되고, 주가가 오른다는 확신이 설 때까지는 주가의 본격적 상승은 어렵다는 뜻이다.가치함정, 탈출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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