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주가 떨어지니 좋겠네
한국의 'IT 간판주'인 SK텔레콤의 주가가 연신 연중최저치를 깨면서 추락하고 있다. 왕년에 300만원을 넘던 주가가 지금은 반토막(액면 1/10 분할 기준 16만원대)이 됐다. 이유는 간단하다. SK텔레콤에 대한 정부의 과잉규제 때문에 전망이 어둡다는 것. 정부는 애초부터 '발목잡기'가 목표였으니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그래서 정부는 좋은지 모르겠다.
잽도 자꾸 맞으면 골병이 들게 마련이다. SK텔레콤은 올들어서도 벽두부터 매를 맞기 시작했다. 휴대폰 번호이동제가 도입됐으나 시차제에 걸려 반년동안 KTF와 LG텔레콤에게 가입자 146만명(8%)을 빼앗기면서 두들겨 맞았다. 그래도 끄떡없는 듯 했다. 그러자 통신위원회는 217억원의 거액 과징금을 매겼다. 휴대폰 단말기에 보조금을 얹어 싸게 판게 문제라는 것인데 똑같은 잘못을 저지른 KTF에게는 과징금 75억원을 물렸고 LG텔레콤은 봐줬다.
그 다음은 신세기통신 합병때 내건 인가조건의 위반 문제. KTF와 LG텔레콤은 SK텔레콤이 인가조건상 보조금과 시장점유율 규제를 모두 어겼다면서 그 벌로 장기간 영업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공세에 밀려 SK텔레콤은 내년말까지 시장점유율을 더 이상 늘리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스스로 제발목을 묶겠다는데 투자자들이 뭘 믿고 주식을 살까 싶다. 곧 이어 정보통신부는 단말기 보조금 문제와 관련해 이통 3사에 영업정지를 결정하면서 SK텔레콤에는 기한을 열흘 더 늘려 40일간으로 정했다. 이른바 가중처벌.
여기서 끝난게 아니다. 상호접속료와 전파사용료도 모두 SK텔레콤에 불리한 쪽으로 정해졌다. 이 두가지 차별 정책때문에 SK텔레콤이 더 부담해야 할 돈은 연간 2600억원에 이른다. 오죽하면 김신배 SK텔레콤 사장이 "우리나라 통신시장은 전세계적으로 규제가 가장 많은 규제백화점"이라고 쏘아부쳤을까.
결국 SK텔레콤은 창사 20년만에 처음으로 2분기 연속 매출이 줄어드는 고배를 마셨다. 당연히 주가는 더 가라앉았다. 이제 남은 매는 요금인하. 이통 3사가 같이 맞는 매지만 수익성에 큰 타격을 줄게 분명하다.
이런 규제는 상식적인 선에서 보면 정말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정부의 논리는 아주 간단하다. 3명의 선수가 링에서 다투고 있는데 한명은 헤비급(SK텔레콤)이고 또 한명은 미들급(KTF), 나머지 한명은 플라이급(LG텔레콤)이라 체급을 맞춰주지 않으면 게임이 안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곳은 발목을 잡고, 다른 두곳은 날개를 달아 줄 수 밖에 없다는 식이다. 이른바 `비대칭 규제론'이다.
문제는 이런 차별규제의 결과다. 규제에 포위된 SK텔레콤은 지긋지긋한 잔매에 기초체력이 망가지는 분위기다. 그렇다고 KTF와 LG텔레콤의 실적이 좋아진 것도 아니다. 오히려 더 나빠지고 말았다. 정통부는 그래서 차별규제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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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것은 착각이다. 선수들을 모두 하향평준화로 이끄는 이른바 '마이너스 섬'식의 규제로는 `IT 강국'을 만들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