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예정된"금리인상,"탱큐" 랠리

[뉴욕마감]"예정된"금리인상,"탱큐" 랠리

정희경 특파원
2004.08.11 05:30

[뉴욕마감]"예정된"금리인상,"탱큐" 랠리

[상보] 앨런 그린스펀이 이끄는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10일(현지시간) 금리를 인상하자 뉴욕 증시는 잠시 뒷걸음했다.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상한 것이지만, 고용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어 방향을 잡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전날까지 부진이 지속되며 '과매도 인식'이 부각됐고, 그린스펀의 낙관적인 전망이 앞으로 악재에 대한 걱정을 뒤로 돌리게 만들면서 증시는 급등했다. 외신들은 그린스펀 결정에 대한 '탱큐' 랠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FRB는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고용 회복 둔화, 생산 증가세 완화 등 경기 부진을 언급했으나 에너지 가격 급등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낙관적인 분석에 따라 연방 기금 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키로 결정했다. 금리 인상은 저금리 기조를 4년 만에 포기한 6월 30일 FOMC 이후 두번 째이다.

뉴욕 증시는 FOMC 회의 결과 발표에 앞서 상승세를 유지했고, 이후 오름폭을 줄이기도 했으나 이전 수준을 회복한 후 랠리를 보였다.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130.01포인트(1.32%) 상승한 9944.67로 마감하며 9900선을 회복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4.06포인트(1.92%) 급등한 1808.70을 기록, 1800선을 되찾았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3.82포인트(1.30%) 오른 1079.04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그러나 뉴욕증권거래소 12억4500만주, 나스닥 14억3700만주 등으로 모두 15억주를 넘지 못했다. 두 시장에서 상승 종목의 비중은 각각 84%, 73% 등이었다.

달러화는 상승했고, 채권은 하락했다. 국제유가는 한때 배럴당 45달러선을 상회하기도 했으나 이라크가 원유 송유를 재개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하락했다.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장중 배럴당 45.04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러나 WTI는 전날 보다 32센트(0.7%) 내린 44.52달러를 기록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은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배럴당 41.69달러로 최고치를 경신한 후 38센트 떨어진 41.1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FRB는 회의후 공개한 발표문을 통해 6월 30일 모임과 거의 유사한 판단으로 금리를 인상했다고 밝혔다. 발표문은 최근 수개월 새 생산 증가율이 완만해 지고, 고용시장의 회복세가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주로 에너지 가격의 상당한 상승에 따른 것으로 풀이했다. 고용 및 생산에 대한 판단은 전달 보다 후퇴했다.

FRB는 그러나 경제는 빠른 속도로 확장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또 인플레이션이 다소 높아졌으나 일시적인 요인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수 분기 물가 안정 및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는 데 따른 상승, 하강 위험이 동일하며, 잠재적인 인플레이션이 낮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경기 부양적인 정책 기조가 단계적으로 철회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6월 모임과 같은 내용이다.

FRB는 다만 물가 안정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경제 전망 수정에 대응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언급, 인플레이션 급등시 금리를 더 올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전문가들의 9월 금리 전망은 여전히 정리되지 못했다.

이와 별도로 노동부는 농업부문을 제외한 생산성이 2분기 2.9%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나 6분기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생산성 둔화는 지속적인 고용 회복의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업종별로는 정유를 제외하고는 모두 올랐고, 그동안 낙폭이 컸던 항공, 인터넷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각각 1.3%, 2.3% 올랐다.

장 마감 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한 월트 디즈니는 2.4% 상승하며 블루칩 강세를 주도했다. 최대 네트워킹 업체인 시스코 시스템즈도 예상 수준의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장중 2% 올랐다.

월트 디즈니는 분기 순익이 6억400만 달러, 주당 29센트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20%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74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트럼프 호텔 앤 카지노는 CSFB와 재무구조 조정을 완결하기 위해 파산보호 신청을 밟을 계획이라고 발표, 80% 폭락했다. 이 협상에 따라 크레디 스위세가 창업자인 도날드 트럼프를 대신해 경영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 백화점은 분기 순익이 주당 36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평균 예상치를 웃돈 데 힘입어 3.9% 상승했다. 메이백화점은 전년 같은 기간 적자를 냈었다. UBS는 투자 은행 수익이 줄었으나 자산 관리 및 프라이빗 뱅킹 영업 호조에 힘입어 순익이 28% 증가했다고 발표, 상승했다.

이밖에 그래픽 디자인 칩 제조업체인 엔비디아는 전날 자사주 매입을 늘리기로 결정한 게 뒤늦게 반영되며 7.9% 급등했다.

한편 유럽 증시도 반등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85%(36.50포인트) 오른 4350.90을, 프랑스 파리의 CAC40지수는 1.02%(35.76포인트) 상승한 3533.06을 기록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DAX지수는 0.82%(30.31포인트) 오른 3720.64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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