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HP 경고+고유가" 이틀째 급락

[뉴욕마감]"HP 경고+고유가" 이틀째 급락

정희경 특파원
2004.08.13 05:31

[뉴욕마감]"HP 경고+고유가" 이틀째 급락

[상보] 뉴욕 증시가 12일(현지시간) 이틀째 급락했다. 최대 복병이었던 유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기술주들의 실적 전망도 악화한 때문이다. 전날 시스코 시스템즈의 경고에 놀란 투자자들은 휴렛팩커드(HP)가 이번 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자 실망 매물을 던졌다.

증시는 유가 상승세와 반대로 가파른 하락세를 탔다. 약세로 출발한 증시는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을 늘렸고, 블루칩으로 구성된 다우 지수는 세 자리수 떨어졌다.

다우 지수는 123.73포인트(1.24%) 하락한 9814.59로 마감하며 9800선을 다시 위협받았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9.93포인트(1.68%) 급락한 1752.49를 기록했다. 이는 연중 최저치이다. 대형주 위주의 S&P 500 지수는 12.56포인트(1.17%) 떨어진 1063.23으로 장을 마쳤다.

거래량은 뉴욕 증권거래소 14억700만주, 나스닥 16억2700만주 등으로 전날 보다 조금 줄었다. 두 시장에서 하락 종목의 비중은 각각 85%, 84%에 달했다.

국제 유가는 배럴당 45달러 선을 넘어섰다. 미군이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근거지를 집중 공격하면서 이라크 원유 수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멕시코만 허리케인도 악재가 됐다.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 인도분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배럴당 70센트 상승한 45.50달러를 기록했다. WTI 9월 인도분은 장중 45.75달러까지 올랐고, 이날 종가는 선물 거래 시작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다. 앞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 인도분도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 배럴당 68센트(1.6%) 오른 42.25달러에 거래됐다. 이 역시 지난 88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경제지표도 엇갈리며 증시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상무부는 7월 소매 판매가 0.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달 부진(-0.5%)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1.0%)에는 미치지 못한 것이다. 6월 소매판매는 당초 1.1%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으나 감소 폭이 0.5%로 축소 조정됐다.

노동부는 지난 7일까지 한 주간 실업수당 신청이 4000명 줄어든 33만3000명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4000명 증가를 예상했다. 이와 별도로 7월 수입 물가는 0.2% 상승하며 전달의 0.1% 하락에서 반전됐다. 수입 물가가 오른 데는 에너지 가격이 0.9% 급등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기업 재고는 6월중 0.9% 증가했다. 이는 4년 만에 가장 큰 폭이다. 전문가들은 0.6%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업 판매 증가율은 전달의 0.8% 보다 둔화한 0.1%에 그쳤다.

업종별로는 금을 제외하고는 일제히 하락했다. 컴퓨터 네트워킹 반도체 등의 낙폭이 컸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1.9%, 아멕스 네트워킹 지수는 3.2% 각각 하락했다.

HP는 예정보다 한 주 앞서 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HP는 분기 순익이 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발표했으나 애널리스트들의 눈높이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최고경영자인 칼리 피오리나는 스트로지 사업이 계획보다 상당히 부진하다며 이번 분기 실적 전망을 달성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HP는 이 여파로 13% 급락하며, 관련 주의 동반 하락을 유도했다.

앞서 기대를 밑도는 실적 전망을 제시했던 시스코 시스템즈는 2% 추가로 떨어졌다. 장 마감 후 예상에 부합하는 실적을 발표하고, 이번 분기 목표 달성도 확인한 델은 장 중 1.3% 떨어진 후 시간외에서 소폭 반등하고 있다.

델은 2분기 순익이 7억9900만 달러, 주당 31센트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29% 늘어났다고 장 마감 후 발표했다. 매출은 117억1000만 달러로 20%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주당 31센트의 순익에 117억2000만 달러의 매출을 예상했다. 델은 이번 분기 매출이 125억 달러, 주당 순익은 33센트로 제시했고, 이는 전문가들이 기대했던 수준이다.

반면 최대 소매점인 월마트는 2분기 매출이 11% 늘어나면서 순익이 8.5% 증가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1.9% 상승했다. 월마트의 주당 순익은 62센트로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1센트 웃돌았다. 이밖에 코닝은 UBS가 투자 의견과 12개월 목표가를 하향 조정한 여파로 8% 하락했다.

한편 유럽 증시는 혼조세였다. 독일 DAX30지수는 20.80포인트(0.57%) 떨어진 3658.11을, 프랑스 CAC40지수는 15.90포인트(0.25%) 하락한 3494.23을 기록했다. 반면 영국의 FTSE100지수는 15.90포인트(0.37%) 오른 4328.1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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