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포인트]변하고 있는 것, 변해야할 것
작년 한해 주가가 오른 것은 국내 변수가 좋아서가 아니라 해외 수출이 잘됐고 이를 바라본 외국인이 주식을 지독하게 샀기 때문이다. 이론의 여지가 없는 말이다. 우리나라 수출은 유례없는 성장을 지속했고 외국인은 지난해 5월 매수를 시작, 올해 8월까지 16개월 동안 한 달도 거르지 않고 28조원 이상을 순매수했다. 수출 호황에 둔했던 개인, 기관은 팔기만 했다.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매수는 약화될 것입니다. 주가가 여기서 더 오르려면 이제 내부 수급, 정부의 정책 변수가 호전돼야할 것입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의 진단이자 바람이다.
수출 둔화에 인텔 주가의 폭락 등 해외 호재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의 회복, 개인-기관의 주식매수 무엇보다 일관성 있는 경제정책(긍정적인 정부 효과) 등이 뒷받침돼야 주가가 오를 수 있다는 것.
실제 지난주 인수합병(M&A) 테마가 강하게 형성되며 관련주가 강하게 올랐는데 이는 국회에서 사모펀드(PEF)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재료 때문이었다. 이런 맥락에서 연기금의 주식 투자 허용을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는데 이 역시 시장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이다.
시장이 변하고 있고 변화를 원하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하이닉스 삼성전기 삼성SDI 등 시가총액비중이 커 지수를 좌우했던 기술주가 6일 동반 조정받고 있지만 지수는 820선에서 등락을 반복할 뿐 급락세로 치닫지 않는다.
이전 같으면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가 지난주말 5.23% 폭락한 상황에서 10포인트 넘는 급락이 가능했지만 잘 버티고 있다. 포스코로 대표되는 소재/산업주(중국관련주)의 매기가 살아있는 데다 국민은행 등 기존의 내수관련주에 이어SK텔레콤KT까지 저가 매력를 배경으로 장기소외에 따른 반등시도에 나서고 있어서다.
시장은 이미 상당부분 변했다. 지난 4월말 22.7%이던 삼성전자의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주말 17.08%로 하락했다. 2002년 9월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융업종 시가총액 17.2%보다 낮다. 삼성전자는 이날 추가하락하며 시가총액이 17% 아래로 떨어졌고 우선주를 합해도 18%를 갖넘는다.
신구의 차별화는 국내시장만의 변화는 아니다. 동원증권에 따르면 전세계 기술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13.7배로, 세계 증시 PER 14.2배보다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2000년 IT 버블 붕괴 이후 기술주의 성장성 프리미엄이 완전히 사라진 것. 격세지감을 느낄 정도이다.
◇변화에 대한 대응 방안, 분분= 정하재 신영증권 주식운용팀장은 "외국인의 매매동향은 만기가 지나봐야 그 의도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주식시장은 이제 외국인의 매수가 아니라 국내기관과 개인자금의 증시 유입이라는 새로운 수급모멘텀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900을 넘는 강세는 지루한 외국인의 공방으로는 힘들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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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중 동원증권 책임연구원은 "내수주는 단기 숨고르기 이후 다시 상승할 수 있다"며 "IT주는 바로 일어서기 어렵지만 조금씩 분할 매수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제안했다.
강현철 L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에 비해 "3/4분기 실적시즌이 가까이 오고 있어 주도주였던 내수주에도 부정적인 시각이 대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경기부양이라는 기대감으로 내수주가 급반등했지만 내수주의 실적을 놓고 기대감과 다른 '중립'적인 센티멘트(심리)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것.
강 위원은 "기술주는 실적 악화로 조정 심리가 확대될 수 있다"며 "만기 이후 프로그램매수도 크게 기대할 수 없어 만기가 지나면 시장의 센티멘트가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변하고 있는 주식시장은 연기금 주식투자 허용처럼 직접 연관있는 사안 뿐 아니라 국가보안법 폐지, 친일진상규명법 개정 등 전반적인 정책 변수를 이전과 다른 긴장감으로 지켜보고 있다. 정부가, 정치권이 변화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시장은 이전과 다른 강도로 실망할 수 밖에 없다.
○만기 효과 선반영중=프로그램순매수가 1000억원 넘게 유입되며 외국인의 기술주 매도를 소화하고 있다. 지승훈 대투증권 차장은 "매도차익잔고가 1조원이 넘어 만기일 프로그램매수가 우세할 것으로 보았는데 그 효과가 미리 반영되는 모습"이라며 "프로그램매매는 만기 전후까지 매도가 우세할 것이지만 12월물 시장베이시스가 좋아 이후에는 매수가 우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